본문 바로가기

Style BlaBla/On Style Reviews

[On Style Review] 프런코 2 파이널 컬렉션 분석 : 정고운, 볼거리 충만한 쇼

초코송이 정고운은 머리스타일부터 포스가 넘쳤다.
뒷방늙은이 같은 능구렁이같은 표정을 하고 디자이너들의 작업대 사이사이를 헤집고 다닐때부터 범상치 않았다.
그녀의 힘의 원천은 어디서나 드는 '잠' 그리고 자신의 디자인에 대한 강인한 믿음과 뛰어난 주제 해석력에 있다.
혹자는 그녀가 드레이핑만 잘하는 애송이라고 말하기도 하던데, 이번 <프런코 2> 파이널 컬렉션을 보았다면, 그런 소리는 쏙 들어갈게다.

당찬 외모와는 달리 부모님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 흘리는 정고운.
자신의 첫번째 컬렉션을 앞두고도 그랬다.

정고운의 컬렉션 테마는 고대벽화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들이었다.

직선과 주름문양들이 그녀의 창작욕을 불러일으킨듯하다.

긴 머리를 반으로 갈라 턱밑으로 묶은 독특한 헤어스타일덕분에, 가슴앞섪으로 흘러내린 머리가 마치 넥타이처럼 보였다.
첫번째 의상은 그녀의 장기인 드레이핑이 아름답게 들어간 귀여운 아이보리 컬러 쉬폰 원피스.

첫번째 의상과 유사한 형태의 원피스를  fur 소재를 이용해서 만들고, 오렌지 컬러의 벨트와 탑으로 포인트
디테일한 문양과 드레이핑된 의상의 주름이 컬렉션의 컨셉트를 잘 드러낸다.

주름을 모티브로 베리에이션한 의상. 다소 허리부분이 둔탁하고 살쪄보이는 점이 아쉽다.

하이웨이스트 숏팬츠는 독특한 느낌이지만 웨어러블하지는 않다.
애니멀 프린트 소매의 카디건은 상충되는 느낌이 있지만 위트가 있다.
컬러는 베이지에서 그레이, 퍼플로 짙어지는 형태다.

가슴의 시작부분이 독특하다.
스커트의 드레이핑을 통해 탑의 절제된 선의 아름다움과 대비를 이룬다.

개인적으로 본 컬렉션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의상.
상의의 문양은 물론, 하의의 볼륨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그레이와 화이트만으로도 이렇게 세련된 룩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소극적으로 이용되던 퍼의 적극적인 이용.
컬러도 한결 짙은 퍼플과 그레이의 조화로 멋스러움을 살린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룩. 모델은 코미디언 '강남영'씨를 닮게 나왔다. ^^;
퍼플 니트의 물결선과 팬츠 주름의 직선이 만나지만 전체적인 스타일링이 어색하다.
팔부분의 장갑도 다소 과한 디테일.

앞서 선보였던 팬츠를 조금 더 웨어러블한 스타일 제안하고,
카키와 퍼플 그레이 컬러의 외투로 색감의 반전, 스타일의 반전을 드러낸다.
카멜 컬러 샌들의 색상도 눈에 띈다.

퍼플 컬러를 지나 더욱 진한 네이비 컬러로 이어지는 컬렉션.
기계식 주름을 잡은 투피스 바지정장에 헤어 스타일까지 완벽한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다소 과장된 퍼베스트와 레이어링한 스타일은 too much.

이번 컬렉션의 하이라이트.
네이비와 그레이의 컬러 매치가 이렇게 훌륭한 지는 처음 알았다.
화려한 포스를 풍기며 고대벽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여신 포스를 풍기는 모델의 힘도 대단하다.

노련한 컬렉션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정고운의 컬렉션.
베이지, 베이비핑크 컬러에서 시작한 컬렉션이 짙은 네이비로 마감되는 드라마틱한 전개.
고대 문양이라는 테마를 일관되게 따라간 주제의식.
다양한 소재를 노련하게 요리한 정고운의 컬렉션.

비록 모든 사람들이 예상할 수 있는 범주내에서 마무리된 아쉬운 점이 없지않은 정고운의 우승으로 마무리되었지만...
능력있는 신예 디자이너를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하다.
그녀의 열정넘치는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