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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의 기록/일상 속 옹알이

[김PD의 옹알이] 김연아 광고, 김연아를 제대로 소비하고 있는가?

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가 1위를 차지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김연아선수가 꼭 우승해줬으면 하는 기대가 컸던 건 사실이지만, 솔직히 이야기하면, 10개가 넘는 광고촬영과 스페셜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정신없이 개인일정을 소화했던 김연아가 이번 시즌 대비를 얼마나 철저히 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녀의 우승을 예상하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나의 기우를 너무 비웃듯, 쇼트프로그램에서 격이 다른 연기로 1위를 차지하더니, 프리스케이팅에서 1번의 점프실수가 있었음에도 2위를 차지하며 종합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게다가 쇼트프로그램에서의 연기는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자신감있고, 아름다운 연기였고 그녀의 피겨스케이팅이 왜 '예술의 경지'라는 찬사를 받는지 보여줬다.

각설하고, 나의 기우를 만들어냈던 김연아가 출연하는 수많은 광고들에 대해서, 분석(?)이라고까지 하면 조금 부끄럽고, 개인적인 코멘트와 평가를 내려보고자 한다. 지극히 사적인 의견이니 브랜드의 호불호와는 전혀 무관하다. 그리고 솔직히, 이렇게 많은 광고에 출연하며 이미지 소비하기보다는 조금 더 엄선된 매니지먼트가 필요한게 아닌가 싶다. 물론, 그녀에게 스케이트가 0순위라는 사실은 상기하면서 말이다.

1.KB국민은행


1) 컨셉트
: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에 도전하는 박태환을, 국민남매로 불러지는 김연아가 응원. 이를 후원하는 국민은행.
2) 김PD 코멘트
: 베이징 특수를 제대로 입은 광고. 박태환의 금메달 소식이후,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박태환-김연아라는 국민 남매를 이용한 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 애국심마케팅 뿐만 아니라, 너무 예쁜 두 사람을 함께 출연시켜 그 파급력을 극대화하였다. 겨울 활동이 중심인 김연아에게도 꾸준한 관심을 갖게 한 광고.
3) 그외 효과
: 이후 김연아의 오른쪽 가슴에 붙어있는 노란색 KB국민은행 로고에 더 눈이 가기시작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방송한 '김연아의 엔젤스 온 아이스'에서도 가장 눈에 띄게 광고하는 것이 KB국민은행. 김연아 스폰서십에 대한 가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느낌.

2. 나이키 우먼



1) 컨셉트
: 김연아 연습중의 귀여운 모습을 독점 공개 나이키 의상을 입고 연습진행. → This is Love라는 캠페인과 함께 진행
2) 김PD코멘트
: 김연아의 발랄한 이미지를 활용한 좋은 광고. 인위적인 설정없이 19세소녀 김연아에 초점을 맞춘 편안한 영상과 발랄한 음악의 조화가 매력적. 다소 무뚝뚝할 것같던 김연아의 편안한 얼굴을 선보인 초기 광고 동영상로 인터넷에서 폭발적 반응을 불렀다.
3) 그외 효과
: 김연아가 지속적으로 나이키 의상을 입고 있으나, 메인스폰서십을 함께 진행하기 시작한 현대자동차, KB국민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주목도. 김연아를 활용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도 못한 상황. 오히려 매일유업의 광고가 나이키광고처럼 비춰질 수도...(그렇다면 더 좋은건가...)

3.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12월 15일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공개한 첫번째 영상
1) 컨셉트
: 실패해보지 않았다면 성공할 수 없다는 류의 1등주의 컨셉. 시국에 어울리는 이미지 광고
2) 김PD 코멘트
: 선수 김연아의 화려한 이면을 조명하여,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다큐의 생생한 자료가 그 사실감을 배가시킨다. 현정부와 관련이 많은 현대가 할 수 있는 좋은 선택. but, 광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자동차 이미지는 '이미지 광고는 이미지 광고로 끝나야한다'는 교훈을 준다. 짧은 시간내에 만든 것치고는 좋은 느낌의 광고.


최근에 공개한 두번째 영상
1) 컨셉트
: 내 마음 속에 있는 자신감으로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자는 기업 이미지 광고. 첫번째 광고의 영상 
2) 김PD 코멘트
: 이젠 너무 우려먹었다는 느낌 줄 정도의 '거위의 꿈'를 '전문가수가 아닌 것치고는' 노래 잘부르는 김연아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디어 인듯. 하지만, '거위의 꿈'은 그렇게 만만한 곡도 아니고, 결국은 경음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설픈 최종본을 만들고 말았다. 게다가 첫번째 광고를 보고 임원진에서 한소리 한 것이 분명한 자동차 달리는 장면이 길게 추가된 부분은 이미지 광고에 제품을 녹여내고 싶은 욕심이 만들어낸 실수다.
3) 그외 효과
: 현대자동차가 김연아의 스폰서십을 하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지만, 김연아가 현대자동차의 모델을 하는 건 뭔가 딱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니다. 그런 접점을 첫번째 광고에서는 제법 잡은 것같은데, 두번째 광고는 김연아를 소비하고 있다는 걱정이 들 정도로 어색한 느낌. 하지만 김연아 유니폼 왼쪽 가슴에 현대 로고만으로는 광고 효과는 훌륭하다.

4.매일유업

<출처 : http://blog.daum.net/lovelyjje/5410214>



1) 컨셉트
: 열심히 운동한 김연아에게도 필요한 한 가지는 바로 즐기는 것!
2) 김PD 코멘트
: 김연아를 사용한 광고중 가장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광고인듯. 파워풀한 음악과 검은 스포츠웨어를 입은 김연아의 모습은 처음 봤을 때에는 나이키 광고가 아닌가 싶지만 결론은 우유로 끝나는 의외성이 있다. 약간의 광고주를 혼돈할 수 있더라도 반전의 묘미를 통해 재미를 주는... 광고주에게도 좋은 광고이지만, 김연아 선수 이미지에도 좋은 이미지를 주는 광고이기도 하다. 매일 즐겨라라고 표현했어도 충분했을 카피를 '매일'을 즐겨라라고 표현한 건 살짝 아쉬운...
3) 그외 효과
: 매일유업은 매출이 6배 가량 급신장 했다고 한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5.하우젠 바람의 여신



1) 컨셉트
: 발랄한 바람의 여신 김연아, 그녀의 씽씽송을 이용한 타겟연령을 낮추기 위한 컨셉
2) 김PD 코멘트
: 김연아가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알고, 또 타겟을 낮추기 위해 '정려원'을 모델로 사용한 휘센과의 경쟁이 필요한 것도 아는데, 김연아에게 노래를 시키는 건 모양새가 너무 웃긴다. 어울리지 않는 의상과 메이크업 모두 보기 힘든, 근래 보기 힘든 손발이 오그라드는 광고.
3) 그외 효과
: 전속계약을 맺었다면 빨리 CF를 회수하는 것이... 뭐, 그래도 잘 팔린다면 할 말은 없다. 어쩌면 그게 진짜 김연아의 힘일지도...

6.IVY 클럽




1) 컨셉트
: 일반 학생과 다르지 않은 고등학생으로서의 김연아의 일상
2) 김PD 코멘트
: 인터넷에 공개된, 그러니까 김연아가 온 국민의 사랑을 받기 시작할 무렵, 김연아의 싸이에 공개된 솔직한 사진들이 꽤나 이슈되던 때가 있었다. 우리는 그녀의 성숙한 피겨스케이팅 연기만 보다보니 잊게되지만 아직 김연아는 고등학교 졸업반이다. 그런 그녀의 자연스럽고 때로는 엽기적인 모습을 적절하게 드러낸 '아이비 클럽' 광고는 원더걸스, 배틀 중에서도 '김연아'처럼 되기 위한 학생들에게 엄청난 구매욕을 불러일으킬거라 예상.
3) 그외 효과
: 빅뱅의 스쿨룩스와의 대결에서 누가 소년 소녀들의 마음을 뺏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7.라끄베르(LG생건)




1) 컨셉트
: 김연아의 청초하고 순수한 매력을 발산하는 live natural 광고
2) 김PD 코멘트
: 김연아의 또 다른 순수한 이미지를 드러낸 광고다. 내추럴한 이미지도 있지만, 10대의 풋풋한 감성을 뽑아내려고 한 의도는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러나, 평소 연기를 위해 메이크업을 하는 김연아에게 지다만듯한 쌍커풀이 도드라지는 눈화장없는 이 광고는 다른 광고모델에 비해 김연아가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아 보이는 느낌이다. 되려 통통튀는 에뛰드같은 10대~20대 초반을 위한 메이크업 브랜드 광고는 어땠을까. 단, 김남주의 '라끄베르와 상의하세요'이후 큰 임팩트 없었던 '라끄베르' 브랜드를 재인식시켰다는 데는 큰 점수를 줄 수 있다.
3) 그외 효과
: 굵은 웨이브 머리에 내추럴한 눈화장 없는 메이크업이 유행할 지도 모르겠다.

8.뚜레주르




1) 컨셉트
: 마이티 마우스 '에너지'에 맞춰 막 춤을 추는 김연아의 빵 사랑 메시지
2) 김PD 코멘트
: 방송된 광고는 아니지만, 김연아의 19세 소녀적 이미지를 잘 이용한 인터넷 버즈 광고. 갖춰입지 않은 느낌의 빨간 후드티와 살짝 옆으로 묶은 포니테일 머리의 디테일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빵을 좋아해서 그런지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 난다. 키치적이면서도 인터넷 문화적 특성이 잘 묻어난 플랫폼 광고.
3) 그외 효과
: 뚜레주르에서 출시한 '김연아빵'은 매달 2~3배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9.위스퍼(P&G)




1) 컨셉트
: 운동중에 나를 지켜주는 위스퍼. 1등 김연아가 사용하는 1등 위스퍼
2) 김PD 코멘트
: 어색한 내레이션이 전체적인 광고의 퀄리티를 낮춘다. 부자연스러운 '골드메달리스트' 설정은 자연스러운 이미지 연출에 실패하여 고만고만한 광고가 되었다. 하지만 화이트의 독주에 김연아를 통해 위스퍼의 위상을 재확인시킬 수 있었다는 데는 의미. 다만, 리뉴얼광고가 시급한 시점이다.
3) 그외 효과
: 항상 느끼는 거지만, 생리대 광고가 남자들의 환상을 깨는데는 적역이다. 솔직히 조금 민망하긴하다.

10. J. ESTINA






1) 컨셉트
: 2008년을 끝낸 김연아의 인터뷰 중심의 인터넷용 광고.
2) 김PD 코멘트
: 특별한 컨셉이 없다. J Estina를 사용하는 김연아의 이미지를 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연아 상품을 만든 것이 특징적. 소녀적 감성을 자극하는 감성 마케팅이긴하나, J Estina 타겟에 맞는지는 모르겠다. 허긴, 액세서리가 가장 선물하기 만만한 아이템 중 하나이긴 하다.
3) 그외 효과
: J Estina가 홍보활동은 제법 잘하는 듯. 짧은 시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꽤 잘 올린 듯하다. '김연아 귀걸이'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11. LG생건 샤프란 아로마시트




첫번째 광고
1) 컨셉트
: 뽑아 쓰는 섬유유연제의 컨셉에 맞춘 김연아 종이인형 놀이
2) 김PD 코멘트
: 좋은 모델을 독특한 컨셉으로 녹여내서 제대로된 이미지 활용을 하지 못했다. 제품의 컨셉트는 독특해서 기억이 나지만, 제품과 연계해서 기억하지는 못했다. 어쩌면 김연아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낸 아이디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틸로 찍은 후 합성.


1) 컨셉트
: 1편과 달리 그녀가 연기하고 출연하는 섬유유연제 광고
2) 김PD 코멘트
: 제품의 메인 컬러인 보라색 치마와 어설픈 메이크업은 정말 어쩔꺼니. 샤프란은 어차피 섬유유연제 점유율에서 높은 파이를 차지하면서 굳이 김연아를 이런식으로 썼어야할까.

12. 3M s넥스케어



1) 컨셉트
: 다친 김연아의 피부를 온전히 살려주는 넥스케어
2) 김PD 코멘트
: 눈에 띄는 광고가 아니었는데, 제법 순수한 느낌을 살린 광고. 깔끔한 비주얼에 순수한 영상미를 더했다. 넥스케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기능도, 눈에 띄는 이미지 광고도 아니지만 김연아에게는 잘 어울리는 그런 느낌있다.
3) 그외 효과
: 장사는 잘 되었나? 솔직히 되게 좋은 제품이긴하다.. 방수제품이라서 물도 잘 안들어가서...


13. 롯데칠성- 아이시스






1) 컨셉트
: 조금만 더 차가워지자는 컨셉에 오아시스를 연계한 이름인 '아이시스'를 김연아의 경기 비주얼과 연결.
2) 김PD 코멘트
: 특별하지 않은 광고. 특별한 이미지도 컨셉도,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도 없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를 소비하는 광고중 하나. 김연아가 인기끌 때 나온 선점효과를 노린 제품 광고. 그저그런...
3) 그외 효과
: 제품이 좋지가 않다. 김연아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듯...

14. 스포츠토토


1) 컨셉트
: 제2의 김연아를 찾기 위해, 피겨스케이팅 후원하고 있는 스포츠 토토와의 연계 사업
2) 김PD 코멘트
: 제 2의 김연아를 찾는다는 컨셉은 명확. 행사에 김연아를 이용한 것같은 느낌이 농후하지만, 때로는 비인기 종목(김연아 이전에는...)에게는 이런 식의 방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 그외 효과
: 어차피 TV광고를 할 수 없는 토토입장에서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이런 광고와 공익 캠페인은 반드시 필요하다.


총평
전체적으로 김연아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광고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시의성있으니까... 그런 목적은 알겠지만 14개가 넘는 다양한 광고에 출연하는 김연아에게 또 좋은 성적을 기대하면서 때로는 너무 소모적으로 불태우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선수에게 필요한 후원활동과 사랑과 관심은 필수불가결하지만, 때로는 아끼고 두고 볼 필요도 있는 법이다. 특히 운동선수들에게는 그렇다. 성냥처럼 타오르는 인기보다는 진득하게 바라봐줄 필요도 있다. 빌어먹을 한국인의 냄비근성이 우려되는 대목.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10년 벤쿠버 올림픽까지 차차 광고수를 줄여가겠다는 기사가 나온 것일게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2091748005&code=980701
이젠 정말 김연아의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위해서 기원한다.
운동선수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최고의 무대에서 인정받는 것일테니까...
그 이후에도 꾸준히 기억되고 사랑받는 김연아를 우리가 만들어줘야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이렇게 말은 해도 광고 속 김연아가 난 너무 좋다. ^^

와. 오랜만에 '블로거뉴스 베스트' 종합 1위에 올랐네요. ㅎㅎ
기쁜 마음에 캡처합니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공감하시는 포스트였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