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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스런 시선/Movie

[김PD의 영화보기] MIRRORS VS 거울속으로(미러리뷰)

080920 / 영화 Mirrors /  강남CGV / 12:55~14:55 / 지은 /

우리나라 영화가 미국으로 수출되어 제작, 역수입되는 경우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곧 있으면 개봉하는 <My Sassi Girl>은 곽재용 감독의 <엽기적인 그녀>의 리메이크 작이며, 우리 영화 <시월애>는 <Lake House>로 리메이크 되어 국내 개봉했었다. 이외에도 <장화,홍련>이 <A Tale of Two Sisters>로, <중독>은 <Possession>으로 리메이크되었고, <달마야 놀자>,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도 리메이크 예정이라고 한다. 

헐값(이라고 하는 하나 편단 적게는 30만불에서 크게는 200만불이라고 하니 적은 돈은 아니다.)에 양질 시나리오를 구매. 다소 아쉬운 비주얼을 보이는 한국영화를 비롯한 아시아 영화 리메이크작이 나오는 것이다. 얼마전 국내 개봉한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방콕데인저러스>도 태국 영화 리메이크작이란건 다들 알고 계실거고... 

사실 이번 주말에 키퍼 서덜랜드 주연의 영화 <Mirrors>보면서도,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이 영화 예고편 보면서도 이 영화가 한국 영화 <거울속으로>의 리메이크 작인지 몰랐다. 영화의 오프닝 크레딧보면서, '한국 사람 이름이 나온 것같은데? 엔딩 크레딧에서 확인해봐야겠다'정도만 생각했을뿐, 이 영화 엔딩장면에 가서야 겨우 이 영화가 한국영화 <거울속으로>의 리메이크라는 것을 알았으니...^^;
생각해보면 <거울 속으로>를 한번도 제대로 보지 않았으니 바로 연상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고, 또 한편으로는 <Mirrors>가 원작이 갖고 있는 켜켜히 쌓인 서스펜스보다는 '거울이 살인한다'는 설정의 자극성을 극대화했기 때문에 내가 모를 수밖에 없었다(고 합리화한다) 

두 영화 어떻게 다른지 한번 비교해보려고 한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라며... ^^

1. 영화 포스터 비교

거울 속으로

거울 속으로

  VS

Mirror 미국판

미러 한국판

유지태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한국 포스터와 키퍼 서덜랜드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미국 포스터로 인물에 포커싱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한국 포스터는 유지태의 겁에 질린 표정과 카피로 공포스러움을 강조했다면,
미국 포스터는 다소 무심한 듯한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오는 키퍼서덜랜드와 계단 아래쪽에 물인지 거울인지 모르는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mirror에서 지칭하는 거울은 단지 거울뿐임을 은연중에 암시하는 모습이다.
한국판 포스터는 조금 재밌는데, 미국판보다는 조금 더 공포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으며, 키퍼 서덜랜드의 표정도 더 정확하게 드러난다.
이례적인 것은 보통 '한국영화 리메이크작'이라는 것을 포스터에 표기해서 홍보하기 마련인데, <Mirrors> 한국판 포스터엔 그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뿐만 아니라 팜플렛에서도 그 내용은 상당히 작게 표기되어있다. 아마도 원작이 큰 흥행작이 않아서 그랬겠지만, 굳이 가릴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화제라도 조금 더 됐을텐데 말이다.

2. 배우

출처 : http://blog.naver.com/wjfadmswkrrk/80018865079

 VS

유지태와 김명민 라인업.
지금이야 장과장에서 강마에로 포스, 간지 작살이신 김명민이 주인공을 맡았어야하지만, 당시엔 <소름>으로 영화 신고식하고 <불멸의 이순신>도 찍기 전이었으니... <봄날은 간다>로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평을 들었던 유지태에는 밀릴 수밖에 없었나보다. 결국 유지태가 주인공, 김명민이 그의 조력자로 나오는데...? 두 사람 다 연기는 그저그런 정도. 이후 유지태는 영화 <올드보이>, <남자는 여자의 미래다>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바싹 더 끌어올린다. 그 이후 그의 연기는 더 이상 주목받지 못했지만, 만약 이 영화를 찍을 때가 <올드보이> 이후였다면? 그리고 김명민 역시 <하얀거탑>, <불멸의 이순신> 이후의 그였다면? 영화는 상상이상의 힘을 발휘해 더 큰 흥행을 하지 않았을까? ^^

키퍼 서덜랜드는 지금이야 <24>로 연기력도 인정받고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딱히 떠오르는 대표작은 생각나지 않는다. <삼총사>에 나왔었던 정도? 뭐 그래도 지금에야 <24>로 죽을 고생해서 미국을 구하는 우리의 잭 바우어씨 아닌가. 그걸로 족하지.
하지만 영화 속에서의 그는 약간 더 슬림해진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같다. 그가 구하려는 게 가족이라는 가치인 것은 마음에 들지만, 왜 그렇게 하는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뿐더라 열심히 뛰는 것이외에는 그리 명민한 면이 보이지 않는 캐릭터이다. 연기력을 논하기 이전에 아쉬운 캐릭터라는 생각드는게 맞겠지.

3. 차이점
- 두 영화의 내용상 가장 크게 다른 것은 한국판의 주인공 우영민(유지태)은 가족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과거에 집착하며, 문제를 해결하려한다. 하지만 미국판의 벤 카슨은 자신의 과오를 씻으려기보다 자신의 가족들이 사건에 휘말리게 되자 더욱 광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선다.

비주얼적으로는 한국판이 깔끔하고 하얀 세련미를 강조했다면, 미국판은 어둡고 그로테스크한 영상 만들기에 주력한 느낌이다. 또한 한국판과의 차별점으로 비주얼의 잔인함과 액션성을 생각한 것같은데, 이 부분이 영화에서 가장 걸리는 부분이다. 벤의 동생인 안젤라가 죽는 설정과 극의 초반의 살해 장면은 필요이상으로 여과없이 다 보여주는 느낌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려온 수녀가 에일리언으로 변모해 벤을 덥치는 장면은 '도대체 이 쌩뚱맞은 장면은 뭐야'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결정적인 차이점은 역시 영화의 만듦새. 신인감독의 첫 작품으로 한국공포, 미스테리 영화로는 드물게 뛰어난 짜임새와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나쁘지 않은 개봉 성적(서울 25만 전국 73만)을 기록했고, 평단의 평가도 무척 좋았다.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력이 문제가 되었긴했지만... 이에 반해 영화 <Mirrors>는 큰 기대하지 않고 보기엔 나쁘지 않지만, 앞서 말한 엔딩씬과 필요이상으로 잔인한 장면이 관람 내내 거슬린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근거에 의해 단서를 찾아가는 것도 아니고 감정의 골이 깊었던 가족의 조우도 갑작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문제의 해결은 급작스럽기만하다. 음악은 이런 완성도에 기름을 붓는데, 영화 속 음악은 완급을 조절하며 전체적인 감정선을 살려줘야하는데, <Mirrors>에서는 그런게 없이 끊임없이 긴장감을 느끼라고 강요하는 음악들이 계속된다. 엔딩으로 치닫을 수록 그런 느낌을 계속된다. 미스테리 스릴러의 외향을 갖고 있는 원작을 어설픈 공포영화를 만들어버린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