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다른 여행기/2010 Grasse with Chanel

태어나서 처음가본 '미슐랭 가이드' 레스토랑, 프랑스 남부의 Ristorante de Felice를 가다

미슐랭 가이드(Michelin Guide)를 아시나요?
프랑스 유명 타이어 회사인 '미쉐린(Michelin)'에서 펴내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레스토랑 가이드이다.
원래는 타이어를 구매한 고객에게 나눠주던 '관광안내책자'일뿐이었지만,
지금은 전세계 유명 레스토랑(레드가이드), 유적지(그린가이드)를 소개하는 저명한 잡지로 자리잡아서...
매년 발표하는 미슐랭 가이드는 세계적인 관광명소임을 공인하는 중요한 척도로 받아들여집니다.

참고(네이버 백과사전) :  http://100.naver.com/100.nhn?docid=67064

김PD는 남부 프랑스 '그라스(Grasse)'를 여행하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 유명한 '미슐랭 가이드' 등재된 레스토랑을 처음 방문했습니다.
'Ristorante de Felice' (사전을 찾아보니.. 행복의 레스토랑 정도 될까요. ^^)
화려하지 않은 외관이 더 눈에 띕니다.

입구에는 '2010 미슐랭 가이드' 등재된 집임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있네요.
미슐랭 가이드뿐만 아니라 또 다른 레스토랑 평가지인 '위베르 가이드(Hubert Guide)'에서도 'table recommend'한 식당입니다.

그라스 시골,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없는 지리적 조건의 이 레스토랑이 왜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는건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내부도 지극히 평범합니다. 쾌적한 실내지만, 특별할 건 없어보입니다.
인테리어도 일반 가정집 분위기고요.

동양식 가리개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테이블 의자들은 오히려 한국의 여느 가정집에서 볼법한 소품들입니다.
멋드러지게 쓴 메뉴판에는 눈길이 갑니다.

하지만, 주방을 보는 순간 뭔가 좀 달라보입니다.
주방을 책임지시는 chef 아주머니. 인상좋은 얼굴 뒤로 남다른 포스가 느껴집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주방 내부를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또한 신뢰가 갑니다. 나름 현대식이죠?

홀 서빙을 맞고 계신 주인장 세르히오(Sergio)씨입니다.
후덕한 몸매에 푸근하지만 넉넉한 인상.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메뉴에 대한 확신과 추천메뉴를 선택해줄 때의 높은 성공률(저희는 디저트와 식사 메뉴 3개를 추천, 모두 성공!!)

오늘의 추천 요리 중 하나로 버섯이 들어간 파스타를 추천하면서 직접 주방에서 버섯을 보여주는 열의를 보입니다.
소담스레 담긴 버섯을 보면서 입맛은 한껏 달아오릅니다.

그래도 메뉴는 봐야겠죠. ^^
남부 프랑스에 위치한 이태리 레스토랑 답게, 메뉴판은 '이태리 지도'가 그려져있습니다.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합니다. 15~30유로 사이면, 괜찮은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파리에서는 콜라 한 잔이 5유로가 넘고, 햄버거나 진배없는 '크로크무슈'가 15유로를 넘나는 걸 감안하면 정말 착한 가격이죠.
(물론 한국보다는 좀 비쌉니다.)

저희가 주문한 메뉴는 차차 확인하시고...
주문을 마치자 홀 서빙하시는 주인은 주방의 셰프 아내와 얘기를 나누며 음식을 준비합니다.
저희 동행이 6명이라서, 주문한 메뉴가 6가지가 넘었는데... 그 많은 요리를 아주머니 혼자 다 하십니다. 엄청난 손빠르기!

간단한 전채요리가 나옵니다. 계란과 허브를 섞어만든 계란말이 맛입니다.
가볍게 식욕을 돋우기 좋습니다.

역시 프랑스는 빵이 맛있는 것같습니다.
하드롤이 나왔는데, 겉이 너무 딱딱해서 먹다가 입천장 다 까지는 한국식 하드롤은 명함도 내밀지 말아야합니다.

버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작은 빵에 발라먹는 버터가 아닌 커다란 버터 반통을 떡하니 내놓습니다.
동행분들의 말에 의하면 엄청 비싼 최고급 버터라고 하더군요. 그 고소한 맛도 훌륭!

다음 메뉴는 푸아그라입니다.
일반 프아그라보다는 조금 달콤합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전채용으로 단맛을 내기 위해 '포트와인'을 첨가하셨다고 하네요.
제 입맛에 딱입니다. 겉에 생긴 노란 지방을 떨어내고 드시는게 좋습니다. ^^

갖구운 식빵도 함께 나옵니다. 푸아그라는 빵에 발라드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전 푸아그라만 먹는게 좋습니다. 므훗~ ^ ^

제가 주문한 요리는 랍스터 파스타.
넓직한 페투치니면에 랍스터 반 마리를 통째로 넣어 로즈마리로 마무리. 그 맛이 정말 환상입니다.
페투치니면의 십는맛과 통통한 랍스터 반마리를 고스란히 즐길 수 있습니다. (저 파스타 면 아래가 모두 다 랍스터)

집게발까지 홀딱 까먹은 잔재들입니다. 사실, 다소 양이 많기는 하지만, 배터지게 먹고 싶었어요. 정말 후회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랍스터 파스타를 먹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귀여운 앞치마가 제공됩니다. ^^
각기 다른 색다른 앞치마들!!

이게 또한 별미인, 송로버섯 소스를 곁들인 소고기 스테이크와 프레인 파스타입니다.
고기도 연한 것이 별미일뿐 아니라, 소스의 향 또한 명품 그 자체입니다.

게다가 가니시인줄로만 알았던 프레인 파스타는 시간이 지나도 퍼지지 않고, 소금과 올리브유로만 간했는데...
부드럽고 풍미가 그만입니다. 정말 대단한 요리랍니다!!

볼로네즈 스파게티를 시키신 분도 계셨는데, 셰프 아주머니가 드시기 위해 만든 볼로네즈를 그대로 가져왔는데 그 맛 역시 일품.
먹느라 사진을 못찍은게 못내 아쉽습니다.

이건 후식인 티라미슈.
부드러운 티라미슈의 촉감과 향이 느끼함을 넘어섭니다. 샛빨간 딸기의 색만큼이나 딸기의 맛도 끝내줍니다.

딸기, 바닐라 소르베. 두 말이 필요 없습니다.

맛이나 서비스해주시는 주인의 애티튜드나, 가게의 소담한 분위기나... 정말 훌륭합니다.
미슐랭 가이드뿐 아니라, 다양한 매체에 소개된 집입니다.

한국에선 방송출연이 그 집의 맛과 서비스 품질을 보장해주지 못하지만,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는 역시 믿음직합니다.

오픈 시각은 점심 12시~2시30분, 저녁 7시~10시 30분입니다. 꼭 참고하세요. ^^

에피소드 한 가지!
입구에 보면 'No American'이라고 써있습니다.
저희 일행들은 모두... '이 레스토랑 주인이 엄청 미국을 싫어해서 미국인은 안받는다는 말이구나'하고 있었습니다. 다소 너무 국수주의적인거 아니냐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물었죠.
'미국인을 안받으면 장사가 잘되냐...'
그랬더니 주인이 당황하며 'No American'이라고 씌여진 뒤에 이렇게 적습니다. 'C.A.R.D'
프랑스 시골에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카드(American Express Card)'가 사용안되는 곳이 있다더군요. ^^;
그런 의미를 살짜쿵 오해한거죠.

가게를 소개하는 명함도 비치해두었습니다.


단 한 군데의 식당을 경험해봤을 뿐이지만...
미슐랭 가이드(Michelin Guide)가 세계적인 명성과 권위를 갖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같습니다.
한번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되었다고 해서 조금만 서비스와 맛, 인테리어, 편의성에 소홀하다간 다음 해에서는 평가 누락될 확률이 높을테니까요.
철저한 관리와 명확한 기준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레스토랑을 선택할 수 있는 편의를 제공해주는 탓에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었습니다.

살면서 얼마나 자주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곳을 가게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다음번 여행에서는 큰 마음먹고 꼭 한번 미슐랭 가이드 투어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