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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여행기/2010 Grasse with Chanel

나만의 스페셜 향수만들기 : 갈리마르 스튜디오의 향수 제조 체험

남부프랑스 그라스(Grasse)와 프로방스(Province)는 향수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특히, 그라스에 들어서면 수많은 퍼퓨머리들의 간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대중을을 위한 다양한 향수들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자신의 고유의 향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중에서 김PD가 찾은 곳은 그라스에서 가장 먼저 대중을 위한 향수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갈리마르(Galimard)'입니다.

아래 사진은 오르간(Organ)이라고 부르는 향수를 만드는 작업대입니다.
정말 오르간 모양으로 생겼죠? ^^ 편안하게 자신만의 향수를 만드는 과정을 둘러볼까요.
(사실 김PD는 직접 만들어보지는 못했고, 함께 한 김혜영PD의 작업을 제 작업처럼 간섭하며 즐겼답니다. ^^;)

이곳이 바로 갈리마르(Galimard) 스튜디오입니다.
직접 향수를 만들어볼 수 있는 곳과 박물관을 헛갈려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5분 거리에 박물관이 있기 때문이죠.

요기가 바로 인근에 있는 박물관입니다. 갖가지 향수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곳입니다만... 오늘 저희의 목적지가 이곳은 아니었습니다.

갈리마르 조향 스튜디오의 내부는 다양한 향수 제품들을 만날 수 있는 판매 섹션과 직접 향수를 만드는 스튜디오로 구분됩니다.
커다란 증류기가 보이시죠? 과거에 사용했던 증류기입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향수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대적으로 변하고 있는 뷰티 브랜드의 향수패키지와는 달리, 15~6세기를 연상시키는 플로랄 프린트의 정직한 보틀들이 마음에 듭니다.
향초들 역시 너무 깔끔하고 좋은 향을 냅니다.

이곳이 바로 조향 스튜디오 내부입니다.
동행한 이진주기자(중앙일보)와 통역선생님의 모습이 살짝 보이네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직접 자신만의 향수 만들기 재미에 푹 빠져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조향을 도와줄 조향사.
영화 '향수'의 그라누이처럼... 겉보기와 다르게 예민한 코와 손으로 향수 만들기를 이끌어줬습니다.

앞서 말한 오르간, 4단으로 만들어진 향수를 만드는 원료들이 들어있는 테이블입니다.

각 향수병마다 의미가 있고, 층마다 다 각기 다른 역할을 하는 원료들이 위치해있습니다.

향수를 만들기 전에 가장 먼저해야할 것은 자신이 원하는 향을 고르는 것입니다.
크게 세 가지의 향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꽃향기 가득한 Florale > 새콤하면서 상큼한 향이 나는 Chypree > 그리고 다소 무겁고 정직한 향이 나는 Orientale이 그것입니다.
좌측으로 갈수록 더 여성적인 향이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편하실 듯합니다.

오르간에도 해당 표가 붙어져있어 자신이 원하는 계열의 원료를 찾기 수월합니다.
원료가 들어있는 병에는 다양한 색상의 스티커가 붙어있는데, 바로 그 원료의 성향을 드러내주는 것이지요.

9병의 병 중에 자신이 만들고 싶은 뉘앙스를 잘 표현한 병을 선택하면 그 향수를 만들기에 적합한 원료들을 꺼내줍니다.

그리고 향수를 구성하는 큰 세 가지의 노트(향기의 높낮이)를 고르게 합니다.
peak note는 향수의 첫인상을 좌우합니다.(좌측에 얼굴이 그려져있지요. 첫인상이라는 표시입니다.)
heart note는 향수의 전체적인 뉘앙스를 좌우합니다. (좌측에 보면 몸통이 그려져있습니다.)
fond note는 향수의 마무리와 베이스의 액센트를 좌우합니다.(치마가 그려져있죠.)

오르간 위에 있는 향수 중 모든 향기를 맡아 자신의 향수를 조합할 수도 있지만, 편의상 조향사가 골라준 6~10병 내외의 원료를 통해
각각의 원하는 향을 3~6개씩 골라 조향사가 권장하는 비율로 섞어나갑니다.

하나하나 향을 섞어 나갈 때마다 자신이 상상하는 그림과 일치하는 지 맞춰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게다가, 원료의 향에 취해, 전체적인 밸런스를 고려하지 못했을 경우, 한 순간에 향의 조화가 사라져버릴 수 있으니,
온 힘을 코와 머리, 그리고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마음에 집중해야합니다.

역시 이렇게 향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와인을 맛보는 소뮬리에가 아로마 키트를 소지하고 단련하듯이...'
조향사들에게 필요한 아로마키트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와인의 아로마키트만큼 다양한 향을 갖고 있습니다.

갈리마르 향수제조 스튜디오에는 그 아로마키트 옆에 해당 원료의 산지 역시 표시해둔 지도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나는 원료도 있었는데, 무엇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네요. ^^;
역시 향수가 밣달한 유럽에 많은 원료들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지중해의 온난한 기후 덕분에 좋은 원료들이 많이 자라는 것이 그 이유인듯 합니다.

한켠엔 향수를 만드는 추출법과 증류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 자료도 붙어있습니다.

한켠에 갈리마르에서 만들어져서 오랫동안 보관되고 있는 향수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마치 약병같지만 그 향기에 압도당할 정도로 독특하고 강렬한 향기를 뿜어냅니다.

이리저리 만들다보니 김혜영 PD의 향수, 자신의 '첫번째 향수'라는 의미의 'First'라는 향수가 완성되었다.
아래 적은 숫자는 이 향수의 고유 번호로, 자신만의 향수를 만드는 조제법을 보관해줘서 언제든지 해당 번호를 제시하면 동일한 향수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다소 남성적이고 쿨한 성격을 가진 김혜영PD가 만든 First는 부드럽게 블렌딩된 시트릭 향과 적절한 분량의 머스크가 혼합되어 고혹적이면서도 산뜻한 여성성을 지닌 향수가 만들어졌습니다.
또 다른 동행이었던 이진주기자의 향수는 여성스럽고 애교많은 그녀의 성격만큼 달콤하면서도 개성넘치는 향을 만들어냈고요.
처음 향수를 만들어본 사람들이지만, 자신들의 성격에 맞는 향들이 나왔다는 것은 무척이나 신기하고 직접 체험해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해당 과정을 마무리하면, 본인이 만든 100ml 향수(Eau de Parfume)을 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은 수료증까지 주기 때문에 그 기분은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뿌듯할 것같았습니다.

비록 김PD는 직접 체험해보지는 못했지만, 한국에 있는 갈리마드 코리아에서도 자신의 향수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하니
꼭 한 번 아내와 함께 나만의 향수 만들기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입구에 있는 카운터입니다.

스튜디오를 이용하는 다양한 방법과 농장 투어 팸플릿이 놓여있습니다.

나만의 향기를 만들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멋진 일입니다.
누군가의 손을 거치지 않은 나의 성격과 캐릭터를 담아낸 나만의 향수.
여러분도 그라스에서 꼭 한번 만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