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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의 기록/일상 속 옹알이

[김PD 옹알이] SBS가 만들어낸 '인터넷 동계올림픽 세상'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이 오늘 폐막했다. 숨가쁘게 달려 온국민에게 큰 기쁨을 준 선수단에 깊은 감사를 보낸다.

모두들 아는 것처럼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SBS 독점중계로 진행되었다.
SBS 독점중계로 인해 벌어진 몇 가지의 사실들

1. 지상파들의 동일 컨텐츠 중복 방송 불가로 인한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 확대(표면상으로는...)
2, 자질 부족 해설을 들으며 시청할 수 밖에 없는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 침해(질높은 스포츠 중계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3. 국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SBS '동계올림픽' 보도용 영상 제공 제한과 이를 통한 KBS, MBC의 보도 보이콧
4.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동계올림픽' 분위기 고조.
5. 삼성의 인터넷 4대 포털 사이트 내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메인 사이트' 독점 후원

SBS 독점중계권 논란은 계속될 예정. 2010 남아공 월드컵 중계 전까지는 해결되길 바라며...

1, 2, 3번 대한 논의는 숱하게 되어오고 있다.
김PD 개인적으로는 자질 부족 해설을 들어야하는 입장에서는 답답했고, 보고 싶은 경기를 보기 쉽지 않았으며(예를 들어,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이 있었던 날 금메달을 딴 이승훈의 10,000m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는 중계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결국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먼저 보게 되었다.), SBS의 중계 독점으로 인한 뉴스, 보도용 자료제한(2분)의 행태에는 격분을... 그로 인한 KBS와 MBC의 보도 최소화에도 짜증을 느꼈다. 결국 한국대표팀의 선전으로 그 분량을 줄일 수 없어 뉴스내용을 다시 늘렸고, 김연아 다큐멘터리편성 및 세계선수권 우승 후 출연한 특집 프로그램까지 특별 편성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에 SBS는 자사 제공 영상을 뉴스 이외에 자료로 KBS가 사용했다고 하여, IOC에 중재를 요청했다는 기사 역시 참 '보기 좋았다'. 이를 똑바로 중재하는 방송통신의원회의 작태에도 '새삼' 감동 중이다.
이같은 논란은 금년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재현될 기세이니... 그전까지 정확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관련글 링크 
중계독점 SBS, 국내 언론에 밴쿠버올림픽 관련 자료화면 제공 :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1002131814381001 
SBS 중계 독점 논란 본질은 '방통위 해태' : http://www.vop.co.kr/A00000282562.html 
중계권 진통 여전 SBS, KBS-MBC에 시정 요구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1003011553111001&searchstring=sbs

사설이 길었다.

'4대 인터넷 포털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보도 사이트'인가 '삼성의 동계올림픽 사이트'인가.

4김PD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SBS의 독점 중계로 인해 펼쳐진 '인터넷 동계올림픽'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래는 우리나라 4대 포털 사이트(네이버, 다음, 야후, 네이트)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특집 메인페이지들이다.


온통 삼성의 '두근두근 Tomorrow' 캠페인의 메인 일러스트들로 도배되어 있고, 삼성의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이트인지 포털 사이트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의 광고로 도배가 되었다.
삼성이 이렇게 인터넷 포털 광고를 집행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하다. 김연아를 후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나이키의 기업이익 활동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숭고한 뜻을 갖고 있는 삼성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꿈꾸시는 MB 각하의 명을 받고 특별 사면된 이건희 회장의 그룹아닌가. 더  큰 뜻을 가진 기업사의 홍보활동은 필연적인 일이다. 이는 비단, 인터넷 광고뿐만 아니라 방송광고에서도 연결된다. 

뿐만 아니라  지상파 3사에 광고량을 몰아야했던 예년과는 다르게 SBS에 비용 집중한 후, 나머지 금액은 인터넷에 더 큰 규모로 집중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동계올림픽 기간동안 올림픽 특별광고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던 것은 SBS였고, 특히 이번 동계올림픽의 꽃이랄 수 있었던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시청률과 점유율은 33.7%, 61.9% / 프리스케이팅 41.9%, 69.1% / 시상식은 44.7%, 점유율 78.3%의 독보적인 시청률과 점유율을 기록했던 동시간대 광고는 압도적으로 SBS가 많았다.
 
내가 광고주라 하더라도 금년처럼 한국이 선전하고 있는 동계 올림픽기간에 다른 방송사에 광고를 집행하는 것보다는 대체 매체랄 수 있는 온라인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보인다. 

안그래도 인터넷광고 시장에 밀릴 지상파 광고 시장, 그 시기를 앞당기다

SBS의 동계 올림픽 독점 중계로 인해, PPL과 간접광고의 한계를 갖고 있는 방송과는 달리, 브랜드 로고를 지속해서 노출할 수 있고, 노출에 있어 제한도 없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광고는 그야말로 브랜드 광고의 최대 시장이 된 셈이다. 굳이 이번 계기가 아니더라도 인터넷 광고 시장은 한국광고 시장 1위 탈환을 위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었다.

2008년 발표된 <인터넷광고가 방송광고에 미치는 영향 - 방송광고의 대응방안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보면, 2007년 인터넷 광고시장은 '지상파TV, 신문'에 이은 3대 광고 매체가 되었으며, 2011년에는  지상파TV 광고가 1조  7,384억 원  규모로  급격히  감소되었으며,온라인광고가 제1위로 올라가고  TV광고가  2위로 내려가는 역전된 상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인터넷 광고 시장의 약진이지만... SBS의 2010년 동계올림픽 독점중계로 인해 TV매체는 보도매체로서의 순발력과 정확성은SBS만이 갖게 되어, 광고시장에서의 우선순위에서도 인터넷 매체에  밀리게 된 셈이다. 심지어는 SBS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지역에서는 TV가 아닌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동계올림픽 중계를 시청하고 있어, 마치 인터넷이 2010년 동계올림픽의 주관매체인 듯한 착각까지 들게 된다.

올림픽, 월드컵과 같은 전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케이블TV 마케팅PD이지만, 전체적인 TV광고 시장이 포화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사장까지 인터넷 광고시장에 잠식되는 시기를 앞당기는 단초가 제공된 것이 아닌가 싶어 씁쓸한 마음을 금할길 없다.

지금까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했던 SBS의 수많은 삽질들(한국 최초 우주인 탄생 관련 쇼, 연예인 개런티 제공, 무분별한 코미디언 스카우트등) 중 이번 '동계올림픽 독점 중계가 SBS에게는 최고의 카드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TV광고 시장, 좁게는 케이블TV와도 끊임없는 파이싸움을 벌여야하는 지상파 광고시장의 전체 시장을 늘리는데는 크게 도움될 것이 없는 싸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