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집스런 시선/On Stage & Exhibition

[김PD의 공연관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런던 오리지널 프로그램 Vs. 한국판 프로그램

20100321 / PM 7:00~9:30 / 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the Opera) / 샤롯데씨어터 / 지은

이번 앤드류로이드웨버의 <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the Opera)>은 두번째 관람이 되었다.
굳이 한국 캐스트와 번역된 대사, 노래를 폄훼할 생각은 없지만, 극의 이해를 돕는데는 물론 한글이 좋지만...
역시 음악의 맛과 느낌을 살리는데는 오리지널이 좋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단 두 번의 <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the Opera)> 관람이었지만
이렇게 오리지널과 한국판을 비교하게 된 데에는 얄팍한 김PD의 경험탓이 크다.

김PD의 첫 번째<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the Opera)>관람은 2000년 런던 'Her Majesty theater'에서 였다.
오래된 크리 크지 않은 런던의 한 극장.
하지만 엘리자베스 여왕의 이름을 따왔고, 그 당시, 몇년째, 런던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상연하는 극장은 'Her Majesty Theater'밖에 없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었다.

출처 : http://blog.naver.com/qpthj1004?Redirect=Log&logNo=150074132032

그곳에서의 감동을 일일이 글로 남기기엔 부족함이 너무 크고...
다만, '뮤지컬', 공연의 감동은 공연장의 크기, 좌석의 편안함 등은 전혀 상관없다는 점은 이야기하고 싶다.

당시의 기억은 단지 김PD의 추억만으로 남아있을 뿐이지만, 이번에 '샤롯데'에서 한국캐스트로 된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서, 구입한 '오페라의 유령' 프로그램을 구입해보니, 예전에 런던에서 고이모셔왔던 오리지널 프로그램이 생각났다.

왼쪽에서 부터 96년 Ken Hill의 오페라의 유령 프로그램 / 2000년 런던 Her Majesty Theater에서 상연한 Phantom of the Opera 프로그램 / 2010 샤롯데 오페라의 유령 프로그램
시대에 따라 세련되어가는 프로그램을 느낄 수 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2000년 런던 Her Majesty Theater에서 상연한 Phantom of the Opera 프로그램 / 2010 샤롯데 오페라의 유령 프로그램의 내용을 비교해보고자 한다.
10년이라는 세월은 사진과 프로그램의 구성도에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세련됨과 디테일함이라는 각각의 무기를 갖고 있다.

1. 캐스팅
 Character 런던 오리지널 캐스팅
2010 한국 캐스팅
 Phantom
Scott Davies

윤영석
 Christine
deborah dutcher
최현주
 Raul
Matthew cammelle
정상윤
전체적으로 런던 오리지널 캐스팅이 나이가 들어보이긴 하지만, 노래의 관록과 연기의 뛰어남은 비교가 안된다.
개인적으로 팬텀의 키가 너무 작고, 노래가 부족해서 팬텀이라는 캐릭터가 갖고 있는 카리스마를 표현해내기에는 한없이 부족했다.
크리스틴역을 맡은 한국 캐스트 최현주는 노래는 나름 안정적이었으나, 뒷심이 부족하고 무대장악력과 연기력이 아쉬웠다.
라울을 연기한 정상윤씨는 얼굴 크기가 OTL...
외모상으로는 꽃미남 꽃미녀들을 모아둔 듯 하지만, 결국 뮤지컬의 힘은 음악과 연기력임을 감안했을 때, 오리지널 런던팀의 안정감이 돋보인다. 물론, 10년도 더 된 공연을 어제 일처럼 기억해내기란 쉽지 않아서, 과거의 추억이 미화되었을 수 있지만...
런던 오리지널 팀의 공연이 더욱 감동적이었던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2. Phantom & Christine
오페라의 유령 중 하이라이트인 오페라 극장 지하세계로 곤돌라를 타고 들어가는 팬텀과 크리스틴의 장면이 프로그램에 실려있다.
런던과 한국 모두 몽환적 느낌을 준다.

3. Raul & Christine
라울과 크리스틴이 만난 장면 역시 우아하다. 물론, 한국 캐스트의 싱싱함이 느껴지는 사진이 더욱 애틋하다.

4. 오페라 '한니발' 공연 장면
극 중, 초반부에 등장하는 오페라 '한니발' 공연 장면.
한니발 장군이 코끼리를 타고 대륙을 정벌하는 장면인데, 색감의 강렬함에 있어서는 오리지널 런던쪽이, 눈에 띄는 배경은 한국이 더 낫다.

5. 가면무도회 장면(masquerade)
2부의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가면무도회(masquerade) 장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the Opera)>중 가장 화려한 장면이다.
사진의 구도나 느낌 모두 유사하지만, 선명하고 화려한 색감을 잘표현한 한국 프로그램이 더 멋지다.

6. 떨어진 샹들리에
각각의 프로그램에는 <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the Opera)>의 상징이랄 수 있는 떨어지는 샹들리에 사진이 삽입된다.
흔들리며 떨어지는 느낌을 살린 런던 오리지널 팀에 비해, 깨끗하고 샹들리에의 느낌을 잘 살린 한국판이 더 멋지게 연출했다.

7. 오페라 극장주, 앙드레와 피르맹
진지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the Opera)>의 감초역할을 하는 극장주, 앙드레와 피르맹
익살스러움은 용호상박. 노래 실력은 런던 오리지널 팀 승!

8 원숭이 오르골
극의 시작과 마지막을 이끄는 원숭이 모형의 오르골.
디테일이 살아있는 오리지널팀의 오르골이 더욱 멋지다.

공연을 볼 때 김PD는 꼭 프로그램을 구입한다.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공연장에서, 공연의 기억을 남겨주는 것은 공연 티켓과 프로그램뿐이다.
같은 공연을 다른 캐스트로 보는 것 역시, 색다른 재미를 준다.
공연을 구성하는 배우들의 면면뿐만 아니라, 디테일한 공연 세트와 소품들의 차이를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2000년 풋풋한 대학원 시절 유럽을 여행하며 경험한 <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the Opera)>의 느낌은 어떤 공연보다 강렬했고,
다시 본 한국에서의 <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the Opera)>의 느낌은 다소 아쉬움이 컸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출과 무대장치들은 더욱 세련되어 졌을지 모르지만, 공연의 즐거움을 세련됨보다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연기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the Opera)>처럼 유명한 뮤지컬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겉모습에 현혹되기 보다는 연기와 음악에 충실한 공연을 보는 편이 훨씬 행복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