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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스런 시선/On Stage & Exhibition

[김PD의 전시보기] 김나영 개인전 <파리의 골목길 여행> : 낭만과 위트가 있는 파리에 대하여

20090906 / 흥국생명 B2 ILJU Art / 김나영 1st 개인전 : 파리의 골목길 여행 / 지은

상세 정보 : http://nayoungatelier.com/60088769355

주목받고 있는 작가이자, 사촌동생인 '김나영'의 첫번째 개인전이 서대문 흥국생명 건물에서 열리고 있다.
마냥 어린줄만 알았던 5살 어린 동생은 어느덧 스스로 개인전을 열 정도로 성장해있었고, 대견함과 동시에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15일간 파리를 여행하던 김나영작가는 미술을 전공한 미술학도답게, 파리 곳곳에 숨어있는 다양한 미술적 파편들을 그러모아 자신만의 소해를 더해 귀여우면서도 독특한 자신만에 색깔이 있는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작가가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자신을 투영해 작품을 만들고, 그를 통해 보는이들을 공명시키는 것인데, 김나영 작가의 그림에서는 그런 교감의 합일점이 명확히 드러나 인상적이었다.

서대문 흥국생명빌딩은 김PD가 어렸을 적, 예술영화들을 접하기 위해 많이 찾았던 '시네큐브'가 위치한 건물이다.
예술영화들의 포스터들이 걸려있던 그 자리에 사촌동생의 개인전 포스터가 걸려있는 모습은 생경하면서도 가슴 벅찬 장면이기도 하다.

파리의 골목길 여행이라는 소박한 제목은 '인상파화가들과 함께한'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큰 공명을 일으키는 제목으로 바뀐다.

그림의 모티브가 된 사진들을 전시장 입구에 예쁘게 전시해놨다.
개선문, 에펠탑, 몽마르트, 노트르담 대성당, 퐁피두 센터 등 한눈에 파리임을 알아볼 수 있는 사진들에는

작가의 분신인 곰돌이가 우산을 들고 곳곳을 지켜보고 있다.

<물랑루즈의 주도권을 패스트푸드에 빼앗기다 / 김나영>
작가가 스스로 가장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는 '로트렉'이라는 작가. 물랑루즈의 문화부흥을 이끈 로트렉에 대한 작가의 큰 사랑을 배신해버린 현실속 물랑루즈의 처참한 모습에 실망한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작품.
그림 곳곳에 배치되어있는 실존 인물을 찾는 재미와 곳곳에 배치된 디테일한 오브제를 찾는 재미는 물론, 작가의 변에 기초하여 그림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문화를 보호하고, 문화를 복원하고 그 속에서 숨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느끼게 해준다.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
프랑스의 장난감가게에서 만난 정겨움, 허름한 샌드위치가게에서조차 만날 수 있는 여유로움과 낭만, 빨간 우체국차가 아닌 노란 우체국차를 만나는 것으로도 신기한 일상, 몽마르뜨의 숨결을 찾아온 또다른 친구들의 뒤를 좇는 소소한 염탐놀이, 모네의 은밀한 데이트를 목격한다는 엉뚱한 상상.
그림 전반에 흐르는 여유로움의 코드와 언젠가 잃어버렸던 낭만에의 향기가 흘러 평안함을 준다.

전시회 초대장. 받은 후 어디에 가있는지도 모르는 초대장들과는 달리...
앨범에 고히 꽂아두었다. 너무 예뻐서...

쉽지만 의미있는, 편안하게 볼 수 있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알면 고개가 한번 더 끄덕여지는, 그리고 앞으로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길을 열어가는 방법과 롤모델로도 추천할만한 그런 전시가 아니었나 싶다.
작가이자 동생에게 수고의 말을 남기고...
깜찍한 포토월에서 작가의 작품과 함께 곰돌이 놀이.

단 2일 남았을 뿐이지만 없는 시간 쪼개서라도 꼭 관람하길 추천하는 멋진 전시다.

사촌동생 덕에 포토베스트에 올랐네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