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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의 기록/결국, 흔해빠진 맛집 얘기

[김PD, 흔해빠진 맛집얘기] <62-16 by Tea Story>: 삼청동이 내려다보이는 편안한 찻집

모처럼 삼청동을 찾았다.
이젠 너무 많은 사람들의 손길과 발이 닿아있지만, 한적한 시간의 삼청동 공기는 참 사람냄새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너무 따갑지 않은 여름의 햇살이 좋아, 햇빛을 맞을 수 있는 테라스가 있는 카페를 찾다가, 카페 62-16 by Tea Story 찾아냈다.
삼청동에서 워낙 유명한, 삼청동 수제비 맞은 편에 위치한 62-16 by Tea Story
주소가 세련되게 박혀있는 steel 간판이 마음에 들었다.

입구에 있는 각종 사진들은 조금 깨는 느낌이긴 하지만...

오래된 양옥집 느낌의 입구는 마음에 든다.

1층 Bar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특별하게 눈에 띄는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신경안쓴듯 무심하지만, 소품들의 아기자기함이 은근 매력적이다.

야외에 준비된 테라스에는 이른 시간 서두른 연인들을 위한 특별석이 되었다.

의자와 테이블은 모두 다르지만 배치가 어색하지 않다.
나는 각진 테이블보다 공간활용은 떨어지지만, 편안하고 기분좋아지는 느낌의 라운드 테이블을 선호한다.
채광은 너무 좋지 않게 나왔지만, 실내는 꽤나 아늑한 느낌의 햇볕이 들어온다.

삼청동 수제비의 간판이 살짝 보이고, 좁은 왕복 2차선 도로로 지나가는 버스 뒤꽁무니가 마치 80년대 버스를 연상시키는 느낌이다.

나는 2층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바람이 불어오면, 온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상쾌함이 가슴 속 깊이 들어온다.

특색없는 그냥 메뉴판.
계속 보다보니 메뉴판의 초록색, 빨간색 선이 마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연상케한다. 메뉴는 전혀 관계없다.
가격은 삼청동 버블 인플레이션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평소같았으면 한소리 했겠지만, 상쾌한 테라스 자리에 앉았으므로, 모두 다 용서.

계절 과일 와플을 시켰다.
계절 과일은 없고, 바나나와 키위뿐이었지만 와플의 맛은 정말 일품.
바삭하게 잘 익은 겉면과 폭신한 속은 향긋했다.

시원한 맥주도 한잔.
차갑게 내오는 얼음잔을 함께 내오는 기본적인 센스도 발휘. ^^
즐겨마시던 하이네켄 대신, 달콤한 고구마향(사람들은 꿀 향이라고 하는데 내 코에는 단 고구마향. ㅎ) 짙은 호가든 한 병.

2층 카운터를 따로 만들어놔서 주문하게 편했다.
칠판에 그려진 그림 속 주인공은 꼭 폴 오스터 뒷모습 같은 느낌이다.


기분이 좋다보니, 별게 다 예뻐보여서 시럽병과 티슈를 찍었다.
티슈 한 켠에 비행기 문양이 마음에 든다.
밖에 나와서 앉아있다보니, 해외 여행 가고 싶어졌다.

오래된 양철 의자의 스크래치 마저도 예쁘다.

인사동 '아름다운 차 박물관'과 제휴한 멤버십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어디서나 먹고 마실 수 있는 와플과 맥주지만, 화창한 낮에 만끽하는 자유로운 상쾌함이어서 더 좋게 느껴지는 '티스토리(Tea Story)'였다.
 
화창한 여름, 연인과 함께 갈만한, 추천해줄만한 카페, 62-16 by 티스토리(Tea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