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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여행기/2008 Turkey

[김PD의 터키여행] Episode 3 : 호사스런 오스만의 제왕들(8/31, 이스탄불/Topkapi Saray)

[김PD의 터키여행] Episode 3 : 호사스런 오스만의 제왕들(8/31, 이스탄불/Topkapi Saray)

* 이스탄불에서의 첫 낮 여행은 톱카피 궁전과 예레바탄 지하구정으로 하려 했으나, 톱카피 궁전만으로도 내용이 벅차서 2회로 포스팅 나눴습니다. 알차게 포스팅하려는 욕심이 지나친 건 아닌지.. ^^;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숙소에서 5분정도만 걸어가면 톱카피 궁전(Topkapi Saray)입구에 도착하게 된다.
아야소피아(Aya Sofya or Hagia Sophia) 뒷쪽에 입구를 두고 있는 톱카피 궁전 초입.

이 입구를 지나 길게 뻗은 길을 5분정도 따라 올라가면 매표소가 보인다.
입구에 금장으로 화려하게 조각된 이슬람 글씨가 인상적이다.

입장료는 20YTL. 한국돈으로 18,000원정도 하는 가격이다. 여기에 하렘을 들어가는 비
용은 별도로 10TYL를 지불해야한다.
우리는 하렘을 제외한 기본 톱카피 궁전 관람용 티켓을 구매했다.

들어가기 전에 약간의 사전 지식이 필요하겠지? ^ ^
 톱카피 궁전(Topkapi Saray) (http://www.topkapisarayi.gov.tr)
: 톱카피 궁전은 이스탄불에 있는 Ottoman('오스만투르크'를 일컫는다)의 두번째 궁전이다.(첫번째 궁전은 Eski Saray로 현존하지 않는다.) top은 대포, Kapi는 문이라는 뜻으로 예전엔 이 성문에 두 대포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외벽을 포함하여, 1459년에 착공, 1478년 완공되었으나, 그 이후 직위에 오른 수많은 술탄들에 의해 각기 다른 4세기의 양식이 공존하는 특별한 궁전이 되었다. 이는 수많은 지진과 화제에 의해 손실된 왕궁을 고이 보전하기 위한 이유였다고 한다.
톱카피 궁전은 소박한 장식미와 실용성을 갖춘 오스만투르크시절의 궁으로 70여헥타르의 규모이며, Sultan Mehmet II세때부터, Sultan Abulmecit때까지 4세기동안 이어져왔으며, 이후 1800년대에 Sultan Adulmecit가 (이후 우리가 방문할) 돌마바흐체 궁전(Dolmabahce Saray)로 옮겨간 후, 사용되지 않았으며, 공화정이 들어선 후 1924년에 박물관으로 재개장했고 한다.
(참고 : 톱카피 궁전 소개 리플렛에서 김피디 맘대로 번역하고, 내부에 있는 사전 조사 자료들 엮어 간단히 기술했다. ^^;)

아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지금 현재 터키의 국토 이외에도 이집트와 소련, 이란과 국경을 마주할 정도로 그 위용이 대단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내부는 크게 보물전시관, 몇개의 정원, 하렘, 주방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하렘이란 왕의 여자들, 즉 궁녀들이 기거하는 처소로 주궁(main palace)와는 또 다른 여성적인 소품과 부드러운 장식미를 자랑하는 곳이다. 그 안에는 궁녀와 하녀들이 살았고, 그녀들의 암투는 장난 아니었다고 하는데 우리는 톱카피 궁전에서는 이 하렘은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톱카피 궁전에는 그 이외에도 볼 것들이 꽤나 많았기 때문에... ^^
장한 궁전 출입구, 해당 형태의 사진이 공식 팜플렛 메인에 나와있는 사진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형태는 유럽식에 첨탑 끝 부분에 금장식 부분이 이슬람 문화권이라는 느낌을 전해준다.

왼편에 보이는 것이 하렘의 입구다. 궁의 중심에 위치해있지는 않지만, 그 뒤에 엄청난 규모의 건물들이 위치해있다.
하지만 우리는 들어가지 않을거므로 가볍게 패스.
(지금 생각해보면, 짧은 기간동안의 돌마바흐체의 하렘보다는 톱카피 궁전의 하렘을 가봤어야하는 게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수세기에 걸친 궁녀들의 생활상과 유물들이 전시되어있을테니 말이다.)

입구부분에 위치한 의회건물 기둥과 처마.
위압감 느껴지는 금장으로 된 처마와 바닥, 기둥할 것없이 모두 대리석으로 건축되어있다.
기둥과 바닥만으로도 그 호사스러움이 느껴진다.

이건 왕의 새장이란다. 금만 칠해놓고 다 왕의 것이라고 하면 된다.
그런데 왜 새장이 의회건물 안에 들어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문을 달아도 그냥 달지 않는다. 다소 심심해보이는 심플한 스타일의 문이 있으면 그 문 벽에 화려한 로마네스크 스타일의 그림을 그려 들어오는 사람에게 압도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천장 역시 화려한 무니와 역시 금테(!) 두른 화려한 장식미를 한껏 드러낸다.
가만... 그런데 분명 이 성의 소개자료에는 '소박한 장식미(humble simplicity)'를 갖춘 곳이라고 설명하지 않았던가? (아니면 내가 잘못 해석한것일까) 아직 우리는 이 궁전의 백미인 보물전시관 근처에도 가지 않았음에도 오스만투르크 시절, 술탄들의 호화스러운 자기 과시욕과 그 제국의 위용이 어렵풋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의회건물 옆에는 무기 등을 전시해놓은 전시실이 있다.
특이할만한 것은 일본 무사의 갑옷과 동양적인 그림들, 그리고 시대적으로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다양한 총기류등의 물건들을 볼 수 있었다는 것. 이는 톱카피 궁전이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궁전인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나와 와이프가 즐겨하는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의 메이스와 똑같은 리골메이스가 있어서 한바탕 웃었다.)
또 한 가지. 일본의 세계 문물을 만난 것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무기전시관을 지나면 바다가 보이는 전망좋은 다양한 방들이 보이는데, 이 방들에는 세밀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나있고,
톱카피 궁전에는 황금색만 있는 것이 아니다.

터키를 주산지로 하는 터키석과 옥(JADE)의 색깔인 녹색과 파란색의 내부를 가진 공간도 많이 눈에 띈다. 

물론, 그 속에도 황금색은 빠지지 않지만 말이다.

이후, 이 톱카피 궁전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보물전시관이 있는데, 그곳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 곳이어서, 사진이 한 장도 없다. ㅠ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른 해외 사이트에서 찾아온 몇개의 사진들을 소개한다.
가장 유명한 것이 emerald dagger!
 (출처 : http://home-and-garden.webshots.com/photo/2671362790031751182KOWjWv)
손잡이 부분에 엄청큰 에메랄드가 3개 박혀있다. 엄청난 원석 크기와 디테일에 입이 쩍 벌어지는 톱카피 궁전의 대표적 유물이다.
이밖에도, 세계 각국에서 받은 진귀한 물건들과 그 크기가 상상을 초월하는 각양각색의 보석들과 귀금속들이 즐비하다.
방을 넘어갈 수록 그 보석의 크기는 더 커지며, 입이 쩍쩍 벌어지는 상황이 계속된다.
이렇게 화려한 유물들을 보고 있자나, 한반도의 왕들은 참 검소하고, 조촐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터키는 커다란 보석 몇개 박으면 그 위용과 자신의 권위가 세워지는 느낌이지만, 우리나라의 왕들은 그런 보석들이 없으니 화려한 세공기술로 덧바르고, 더 화려하게 하고 싶었을 것같다는 엉뚱한 측은지심(;;)까지 생기니 말이다.
정말 거대한 규모와 호사스러움을 가진 제국 오스만투르크의 살아있는 유물들을 보고 있자나, 경탄이 절로 나왔다.
다소 넋이 빠진 상태에서 너른 마르마라해협이 보이는 배경으로 나왔다.

거기엔 사진찍기 위해 만들어진 건물이 서있었다.
와이프와 처형의 기뉴특전대(!)샷^^

BONUS SHOT!
넋을 잃고, 톱카피 궁전의 4개 정원과 궁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다리가 아파 잠시 휴식을 취해야한다.
쉬면서, 해협 앞 벤치에 앉아 모처럼의 커플샷을... ^^

이제 톱카피 궁전의 마지막.
십여개의 굴뚝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주방이다.

주방에는 특별할 것은 눈에 띄지 않지만 가장 눈에 띄는 건 벽에 걸려있는 두개의 그림이다.
두 그림이 우리 둘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가운데에 있는 한 개의 그릇에 여러 사람들이 한 식탁에 둘러앉아 숟가락과 젓가락을 들고 밥을 먹고 있는 점이었다.
보통 유럽인들은 main dish에서 자신의 음식을 조금씩 덜어서 음식을 먹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림 속 이들은 한 그릇에 숟가락을 섞으면서 식사를 하는데서, '터키인들의 정서가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과 많이 닮아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 집기들을 보면 커다란 무쇠 가마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 역시도 우리나라 옛 주방과 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3시간 정도의 톱카피 궁전 관람이 끝났다.

정말 볼 것도 많고,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 바로 톱카피 궁전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혼재된 분화, 400여년을 이어온 오스만투르크의 힘과 그 이후, 세계 대전도 피해간 터키, 유럽의 변방이라 불리웠지만, 실재로 터키인들의 삶은 윤택하고 비옥했던 게 아닌가 싶다. 오랜 유물들도 손상없이 잘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그들의 편안함을 반증하는 자료는 아닐까 싶다.
화려하고 규모있는 오스만의 제왕들의 삶을 엿보면서 우리나라 선대의 임금들이 불쌍해보이기도 했지만...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그 나라와 지역마다 상황에 맞는 역사를 갖고 있는 것이니까.
수천년을 쌓아온 역사 속에 몇 부분만 툭 떼어놓고 그것이 훌륭하다 아니다를 판단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 게다가 이건 다른 어떤 가치 판단의 기준도, 역사적 지식이 기반이 된 것도 아닌 단순한 물질적인 것이니 그렇게 어리석은 판단하는 건 내가 너무 우스울테니까.

그보다는 내가 어디로 여행가든지 공통적으로 느끼는 아쉬움. 조금 더 여유롭게 사진찍으면 후딱후딱 지나가는 관광이 아니라, 조금 더 여유롭게 그 유물들과 공간이 뿜어내는 자연스러운 기운을 느끼면서 여행을 하고 싶기도 하다. 6일이라는 짧은 일정이라 어쩔 수 없는 건 분명하지만... 터키에서의 첫 관광을 서둘러 마쳐야하는 것이 못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오후엔 예레바탄 지하궁전을 둘러보고, 카파도키아 행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서둘러 다음 지점으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