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다른 여행기/2010 NY with Han

외국인이 요리해서 더욱 이색적인 한국음식, 뉴욕의 우래옥을 가다

지난 미국 출장의 일입니다.
유난히 한국음식을 먹고 싶어하던 동행들 덕분에 바쁜 촬영일정중 소호근처에서 한식으로 점심을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저희가 찾은 곳은 이미 너무 유명한 뉴욕 소호의 한식당 '우래옥'입니다.


이곳 역시 미슐렝 가이드에 오른 곳입니다. 어떤 비경로 미슐렝 가이드에 오른 걸까요.

세련된 실내 인테리어입니다. 그런데 얼핏보니 주방에 있는 사람들 얼굴이 좀 특이한 것 같네요.

주방을 지키는 분들이 모두 한국사람들이 아닌 외국인들입니다. 뉴욕의 우래옥에서는 외국인 셰프로만 운영한다고 합니다.

한국음식들의 기본적인 레시피만을 외국인 셰프들에게 공유하고 세세한 맛내기는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추는가 봅니다.

홀서빙도 외국 스태프들이 직접합니다. 한국 크루들이 서빙하는 것이 일반 한식당과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그럼 이제 음식을 주문해 볼까요. 메뉴판은 정갈합니다.

배추겉절이는 생각보다 제법입니다. 조금 들큰하긴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입니다.

점심 메뉴는 갈비찜, 은대구조림, 연어구이, 닭까스(치킨까스인것같네요^^), 비빔밥 같은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한식 상차림과는 다르지만, 세련되고 정갈한 느낌이 NY의 메트로폴리탄들에게도 어필할만 합니다.

요녀석은 소고기 비빔밥입니다.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메뉴라고 하더군여~

한국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메뉴는 '은대구조림'이라고 합니다. 고추가루와 간장을 넣어 자작하게 조려내온 은대구살은 제법 탱탱합니다.
전, 장조림등과 함께 서브되는데 그 맛이 제법입니다. 역시 조금 들큰하긴하지만, 외국사람들이 먹기 좋은 맛입니다.

갈비찜입니다. 갈비라고 보기엔 살코기만 조려놓았습니다. 맛은 함께 반찬으로 나온 장조림과 너무 비슷합니다. ^^;
아쉬운 메뉴. 게다가 갈비찜이라면 압력솥에 넣고 오래 쪄서 살이 야들야들하게 찢기는 식감 역시 중요한데, 그런 느낌은 없습니다.
장국은 정말 시원하고 맛있습니다.

전통 한국 바베큐라고 해서 다양한 한국 고기들도 판매합니다. 일반적인 고기집에서 파는 고기메뉴가 아닌 각종 구이메뉴들입니다.
각종 나물과 함께 나온다는 소개 문구가 인상적이네요. 한국식 표기에 친절한 영어 설명으로 주석을 달아 놓은 것이 한결 마음에 듭니다.
굳이 한국의 음식이름을 외국음식으로 번역해서 판매하는 건 옳지 않으니까요.

오곡밥이 메뉴에 있어서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국의 전통음식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밥입니다. 오곡밥처럼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밥을 소개하고 있다는 게 뿌듯하더라구요.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인 잡채와 오징어튀김, 장어구이등과 같은 다양한 한국음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정신없이 식사하다 고개를 들어보니 작은 샹들리에에 눈에 들어와서 한컷. ^^ 전통적인 인테리어 요소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배부르게 먹고 나가다보니 카운터에는 한국분이 계시네요.
글로벌한 NY에서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해외 스태프와 해외 셰프만을 고집하는 건 정말 특별한 시도같습니다.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닌 전통이라는 키워드에 사로잡혀 Korean town에 사는 한국인들만을 위한 한식당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운영자의 노력으로 비춰져서 새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시도는 마음에 들고, 꽤나 성공적이라 봅니다.
한국에서는 고기집으로 유명한 우레옥을 맛있는 lunch, dinner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변모시킨것도 마음에 들고요.
워낙 유명한 집이지만 다시 한번 추천합니다.

NY 소호에서 한국음식이 먹고 싶다면 우래옥에 한번 들러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