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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여행기/2008 Turkey

[김PD의 터키여행] Episode 8 : 항아리 케밥 & 13시간 야간버스 대이동! (9/1~2, 카파도키아→페티예)

[김PD의 터키여행] Episode 8 : 항아리 케밥  & 13시간 야간버스 대이동! (9/1~2, 카파도키아→페티예)

'터키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당연히 케밥'
'그러면, 카파도키아 지방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카파도키아를 가본 사람이라면 역시 주저하지 말해야한다.
'항아리케밥' 이라고!!!

<카파도키아 지방의 명물 '항아리 케밥'을 먹다!>
힘든 그린투어를 마치고 나서 카파도키아 지방의 최고 대표메뉴인 '항아리 케밥'을 맛보기 위해, SOS 투어 사장님이 추천해준 괴레메 야간버스 터미널 근처의 '아나톨리아 키친(Anatolia Kitchen)'으로 향했다.


<항아리 케밥>을 주문하면 럭비공 모양의 황토기가 나온다.
이걸 어떻게 하는지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원래는 타원형 토기의 둘레를 여러번 쳐야하는데...

괴력 신애를 능가하는 괴력 지은.
우리 아내가 짱이다!!!*^^*
너무 세게 쳐서 깨진 토기 사이로 흘러내리던 국물을 아까워하는 아내의 목소리. ^^

짜잔! 항아리를 열면 개운한 국물이 먹음직스러운 항아리 케밥이 나온다.
진한 향을 내게 구운 일반적인 케밥과는 다르게 항아리 케밥은 국물이 시원해서 한국 사람들 입맛에 딱이다.
한국 음식에 목말라있던 아내와 처형은 꽤나 많은 메뉴를 먹고도 항아리 케밥을 두 가지(치킨과 새우)나 시켜 싹싹 비웠다. 
항아리 케밥 가격은 각 14, 18 YTL.

나름 예쁜 모양으로 만들어진 메뉴판

 
토마토가 많은 터키. 빠질 수 없는 메뉴인 토마토 스프(하지만 항아리 케밥과 함께 주문하니 인기도 급락!)

염소젖으로 만든 치즈와 오이 갖은 채소들이 chop되어 나오는 지중해식 샐러드 역시 필수 메뉴
인도식 빵인 '난'과 비슷한 맛을 내는 화덕에 구운 터키식 빵
항아리 케밥 국물에 찍어 먹으면 제법이다.
이 빵에 야채와 케밥 고기들을 섞어서 '햄버거'라는 이름으로 팔기도 한다.

 
너무 터키식 음식만 먹어 약간 물리다는 아내를 위해 시켰던 볼로네제 스파게티.
역시 여행가서 이런 메뉴는 시키는 게 아니라는 단순한 진리를 재확인하다!



<야간 버스 대이동 : 카파도키아에서 페티예까지...13시간 대장정>

이것이 우리를 페티예까지 인도해 줄 야간버스.
가격은 1인당 437.5YTL(1인당 4만원 정도)

터키 횡단 야간버스 여행을 위한 몇가지 팁

1. 편안하고 따뜻한 옷
- 터키는 일교차가 심한 나라다. 아침과 밤의 일교차가 크게는 20ºC도 더 난다.
야간버스에서 제공해 주는 모포가 있지만 긴팔 카디건이나 후드티를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장시간 비행을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는 것이 도움된다.

2. 모이스처라이저 스프레이
-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야간버스이동은 장시간의 비행과 비슷하다.
많이 건조해진다. 수분섭취야 버스 안에서 제공해주는 물로도 충분하지만 얼굴과 코가 많이 건조해지므로 준비하는 것이 좋을듯.

3. 예약은 호텔에서...
- 호텔에서는 야간버스 시간표를 갖추고 있다. 따로 번거롭게 reservation하지 말고, 호텔을 통해 예약 진행하면 더 확실하게 arrange할 수 있다.

4. 안대와 귀마개 혹은 mp3플레이어
- 생각보다 자주 쉬는 야간버스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영화도 계속 상영되고 있어서 눈을 감아도 아른거리는 불빛때문에 예민한 사람은 잠에 빠지기 쉽지 않다.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안대와 귀마개를 준비하거나, 정 안된다면 mp3플레이어를 무한 루핑해놓고 음악을 들으며 잠을 청하는 것도 좋다. (물론! 행선지가 종착역이 아니라면 내려야할 곳은 잘 챙겨야겠지.)

5. 화장실용 coin 지참
- 휴게소 화장실은 유료다. 동전 잘 지참하는 것이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13시간이 훌쩍 넘는 장시간 여행을 함께 해주는 만큼 제법 든든한 믿음을 주는 외형이다.
차는 벤츠 모델로, 내부는 (사진은 없지만) 넓은 실내공간(!)과 쾌적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에어컨시설도 훌륭하다.
2명의 스튜어디스와 1명의 스튜어드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훌륭하다.
버스내부에는 승객을 위한 영화가 계속 상영되는데, 시스템 이상이었는지, 잠자려고 하는 우리의 머리 위에서 계속 사운드가 들렸다.
게다가 그 영화, '88분' 속 비명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며 잠을 설쳤다.

터키 고속도로 휴게소.
총 3번 정도 휴게소에 들렀는데, 너무 여러번 쉬면서 가다보니 너무 힘들어서 나중엔 사진찍길 포기.
아마 의무적으로 3시간정도 후엔 30분 이상 휴식하라는 규정이 있는게 아닐까 싶다.
그럼 터키 고속도로 휴게소는 어떤 느낌일까.

닭장차! 전경버스를 일컫는 은어가 아닌 진짜 닭장차!
이렇게 한대를 다 팔면 얼마나 버는 걸까.

확실히 터키라는 나라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것같다.
야간버스는 우리나라보다 더 훌륭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역시 훌륭하다. 외관과 시설 모두...
버터 감자와 맥반석 오징어, 가락국수가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살짝.

어디든 서민들의 삶은 참 고난하다. 하지만 활기있기도 하지.

쉬하 버스를 타고 페티예까지 가는 것이 아니다.
안탈랴 고속버스 터미널에 들러 이곳저곳 빙빙 터키의 시골을 들러가는 페티예행 완행버스를 탈 수 있다.
버스는 쉬하버스만큼 좋지는 않고, 앞뒤 좌석폭도 좁을 뿐 아니라 냉방도 안된다.
엄청 많은 정류장을 거쳐서 가서 많이 답답하다.
가끔 내가 터키에서 미아가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시골길은 정겹다.
비경이 펼쳐지는 건 아니지만 아늑하고 편안한 우리네 마을같은 느낌이다.
버스 안에서 한 노인분을 만났는데, 이빨은 다 빠지고, 걸친 재킷은 넝마주이에 가깝다.
그런데 우리 얼굴을 보더니 한국에서 왔냐고 묻더니,
영어를 못하시는 분이라 원활한 소통을 불가능했지만, 한국말을 하는 우리에게 자신은 인천에도 있었고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용사라는 말을 하더라.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캐리어에 넣어버린 것을 후회하는 순간.
아내는 할아버지를 위해 작은 주스라도 사서 고마움을 표현하고자 했으나, 라마단 기간이라 아무것도 드시지 못하는 할아버지.
몰래 얼굴이라도 찍어놓을 걸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길고 긴 버스 여행에 지치다.
하지만 이런 것 역시 여행을 기억하게 하는 중요한 추억의 한 파편 아닌가.

안탈랴에서 페티예까지 가는 버스 속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찍을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든다.
시골에 열리는 장에 물건을 팔기 위해 떠나는 아들과 아버지.
냄새나는 옷이지만 나름 멋을 부린 거친 손을 가진 할아버지.
넓은 뒷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던 한 청년까지...
진귀한 경험이다. 우리나라의 시골에서도 흔히 해보기 힘든...



어제 오늘 올리는 포스팅마다 좋은 반응을 얻으니 기쁘기만 합니다. ^^
기분좋은 한 주 시작할 수 있을 것같네요.
포스트 보시는 분들도 모두모두 그러하시길...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