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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여행기/2010 Grasse with Chanel

[삼성전자 공모전_사진] 한국음식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미슐렝 가이드 맛집, Kwon's Dining

해외 여행 중에 꼭 현지식으로만 배를 채우겠다고 마음 먹어도, 하루를 채 넘기지 못해, 
비행기내에서 나눠주던 고추장을 더 받아오지 못한 나의 잘난 자존심에 짜증이 밀려 오기도 하실겁니다.
지난 파리 출장에서 들른 Kwon's Dining은 해외 여행중 한식을 먹고자 하는 의지가 별로 생기지 않는 저같은 사람도
감탄할만한 맛있는 음식들이 가득합니다.

그러기에 한국사람보다 더 많은 외국인들이 찾고,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미슐렝 가이드(Michelin Guide)에 등재될 정도인 거겠죠.
그럼 한국음식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Kwon's Dining을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주소는 51 rue cambronne, Kwon's dining resto Corean입니다.
파리의 건물 속에 현대적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권'이라고 쓰인 간판은 한글을 예쁘게 도식화해서 더욱 눈길을 끕니다.

입구에서부터 미슐렝 가이드에 소개된 집이라는 인증 스티커가 붙어있네요.
한식당입구에 붙어있는 내용이다보니 더욱 뿌듯합니다. ^^

외부는 파리특유의 모습이지만 실내 인테리어에서는 한국적인 요소를 느낄 수 있습니다.
까치, 호랑이 그림은 물론, 예쁜 색상의 반짓고리, 백자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전통 색을 살리려 노력하지 않아, 현지인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식당에는 외국인들이 대부분입니다.
능숙한 놋숟젓가락질에 깜짝 깜짝 놀라게 됩니다. 물론, 능숙하게 우리 전통의 메뉴들을 주문합니다.

진한 회색과 티파니 블루 컬러의 메뉴판은 깔끔하지요?^^

가격은 음식 단품에 15~30유로 내외여서 프랑스 현지에서 먹기엔 아주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닙니다.
저희는 '소고기 잡채', '갑 오징어 볶음', '게랑드 천연소금 도미구이', '김치찌개', '매운탕', '제육볶음'을 주문했습니다.
프랑스에서의 4일째다보니 이제 제법 한국음식이 당깁니다.
적절한 불어, 일본어 표기로 주문에 큰 도움을 줍니다.


전채로 호박죽이 나왔습니다. 홍시처럼 단맛이 나고, 호박 특유의 입자감이 잘 살아있습니다.
스프를 한국적으로 매치한 것 같아 부담없습니다.


정말 맛있었던 동치미. 다른 어느 음식보다 동치미가 맛있었는데요. ^^;
개운한 뒷맛과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습니다. 한국 식당에서 흔히 만나는 단맛나는 동치미가 아니어서 좋았답니다.
시원한 국물맛에 외국인들도 반복해서 찾더라구요.

갖은 밑반찬들.
김치, 시금치 무침, 콩자반, 콩나물 무침, 멸치볶음. 한국에서라면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이것들이 정말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화려한 밑반찬을 공짜로 먹을 수 있는 것이 또 한국의 정이죠.

나름 권's 다이닝의 강추메뉴 매운탕.
개운함은 괜찮았지만 다소 달큰한 맛이 아쉬웠습니다. 동치미의 무결함을 먼저 접한터라 살짝...

김PD가 참 좋아라했던 잡채.
외국인들도 좋아할만큼 절제된 맛이었습니다. 채소를 살짝 볶아 전체적으로 식감을 살렸습니다.
고명을 보면서 자신들의 가니시보다 더 세련되고 아름답게 보는 것같습니다.

외국에서 가장 먹고 싶어하는 김치찌개입니다. 저런 냄비에는 퐁뒤를 먹어야하는데... ㅎㅎㅎ
김치찌개를 먹으니 다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댑니다.

파를 채써서 제육볶음과 함께 먹을 수 있게 내왔습니다. 역시 파의 단맛은 한국이 최고입니다.
그래도 매콤한 제육볶음과 아삭한 파채의 식감이 일품입니다.
보기도 좋죠?


게랑드 천연소금 도미구이입니다. ^^
게랑드 소금(Sel de Guerande)은 생태보호 지역으로 지정된 염전에서 만드는 천연소금으로, 모든 요리사들이 사용하고 싶어하는 소금이라고 하네요. 물론 우리나라 천일염이 미네랄 함량도 훨씬 높고 더 훌륭하지만 역시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여튼 음식맛은 괜찮았습니다. 질좋은 소금의 맛은 잘 모르겠지만, 도미살은 담백합니다.
다만, 한국에서 잡히는 도미의 탱탱하고 잘 오른 살의 양과는 질적으로 양적으로 비교가 안됩니다. (우리 식재료가 최곱니다. 신토불이~~)

그리고 갑오징어볶음.
한국보다 커다란 오징어를 잘라 볶고, 향채와 고추로 깔금하게 마무리. 호박까지 아삭한 맛은 보충합니다.
좋은 식재료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현지인에 입맛도 사로잡은 깔끔한 요리들입니다.

얼추 오징어볶음을 다 먹어가면 사장님이 밥을 직접 볶아 주십니다.

배우 오광록을 닮으신 우리 사장님.
형제간이 아니신지, 실례를 무릅쓰고 계속 쳐다보게 되었답니다. ^^;

칼칼하니 술이 한잔 땡기지요.
소주는 너무 비싸서, 스파이시하지만 부드러운 목넘김이 매운맛과도 잘 어울리는 ansata를 마셨습니다.
한국음식과 와인의 조합을 찾기 위한 사장님의 노력도 많이 엿보입니다. 꽤나 괜찮은 와인리스트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석류와 대바구니 그리고 현대식 Bowl Glass 그 조화가 이채롭지만 훌륭한 뉘앙스를 풍깁니다.

후식으로 나온 과일입니다. 리츠같은데 색이 흔히 만나는 리츠랑 다르네요.

함께하신 분들입니다. 즐거운 분들과의 식사라 더욱 해피했습니다.
5월의 파리 멤버들. 다시 한번 진하게 뭉쳐야하는데요. 시간좀 내주시길 이기자님, 김부장님, 김피디님.~

저때의 체격으로만 돌아가도 좋겠을 김PD. 하지만 세상엔 너무너무 먹을 게 많네요.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위한 Kwon's Dining(권스 다이닝) 사장님의 노력은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깔끔한 인테리어,
그리고 친절한 봉사로 현지인들에게 어필하고 있었습니다.
하루 들러서 맛본 음식을 뭐 그리 잘난 혀라고 지껄이겠습니까.
정말 맛있는 식사였고,
한국에서 흔히 맛보던 음식들을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modifying하신 분들이 정말 대단해보입니다.

아직 한국에서는 미슐렝 가이드 등재된 음식점을 찾을 수 없지만,
이렇게 해외에서 우리네 음식 홍보를 위해 많은 노력해준다면 조만간 한국의 음식의 위상이 더 높아지는 건 시간문제아닐까요. ^^

베스트에 올랐네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