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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BlaBla/김PD의 발로 뛰는 스타일

[김PD의 발로 뛰는 스타일] 30명의 연예인보다 1명의 디자이너가 주목받는 곳, H&M을 가다

20100225 / H&M @ noonsquare, Myungdong

2월 25일 저녁 7시 무렵 명동.

끝이 잘 안 보이는 레드 카펫. 정복을 입을 보디가드들.
이미 수백 명의 인파가 기다란 줄을 이루고, 그 줄이 또 곱절의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수십 명의 연예인이 명동에 등장한 것이 분명하다.

H&M이라는 빨간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 그 간판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그 수많은 명동거리 속 인파 중, 10퍼센트나 될까. 심지어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몇몇 사람들도, 좋은 기회라는 말에 혹하여 온 사람들도 있으리라. 이미 수많은 보도자료와 네이* 메인 광고배너를 통해 익히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접했겠지만, 간단하게 몇줄로 요약해 소개하자면…

H&M : 스웨덴의 S.P.A의류브랜드(생산,소매,유통까지 책임지는 패션브랜드). 패스트패션의 선두주자.
해외 여행 나가는 친구에게 부탁할 것은 딱 두 가지.
면세점에서의 메이크업 제품, 그리고 또 다른 하나가 H&M의 것이라면 사이즈만 맞는다면 무엇이든 오케이였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H&M이 드디어 한국에 진출했으니까 말이다.  

 
2월 25일 7시 무렵의 명동은 패션피플이라면 누구나 바랬던 H&M의 2월 27일 한국 매장 오픈을 기념하는 사전 프레스 오픈행사 날이었다.

김PD도 Press자격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H&M의 명동매장 프레스 오픈 행사에는 국내 내로라 하는 패셔니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션-정혜영부부를 비롯, 패션모델 한혜진, 온스타일 스타일 매거진 MC 차예련, 허이재, 이하나, 박한별, 지진희 등 많은 연예인들이 자리했다. 명동 한가운데에서 그들의 등장을 기다리던 이들은 환호했고, 포토월에 자리잡은 수많은 방송 카메라는 녹화하고, 카메라 플래시는 연신 불을 내뿜었지만, 김PD에게 그들의 사진은 단 한 장도 없다. 마음만 먹었다면, 포토월에 자리잡은 그네들의 얼굴을 찍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겠지만… 그들의 사진을 담는 순간에 한 장 한 장 팔려나갈 H&M의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옷들은 김PD를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 분명하여, 오픈행사에 찾아온 연예인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의 결정은 옳았다.  

1~2층 여성복, 3층 남성복, 4층 아동복으로 구성된 매장을 2시간이 넘게 돌면서,

쇼핑백을 채우고 또 채워도 김PD의 지갑을 말려버릴 새로운 쇼핑 아이템들은 1분 간격으로 발견된다.

착한 가격은 기본이고

라이더 재킷은 물론,

2010년 SS트렌드를 대변하는 비비드한 컬러들의 화사한 플라워 프린트 벌룬스커트와 쇼츠와 꽃무늬 카디건

언제 어디에나 매치할 수 있는 환상적인 가격의 빅백들과 착하다는 말로는 채 부족한 수많은 액세서리들은 눈이 휘둥그래지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정신 없이 쇼핑백을 채우다 보면 어느새 계산대 앞에서 3개월 무이자 할부를 외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렇다고 결제한 나 자신을 원망하면서 자책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합리적인’가격 단돈 10만원으로 올 SS는 충분히 즐기고도 남을 패셔니스타가 될 준비를 마쳤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H&M의 오픈이 반가운 건 이렇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쇼핑할 수 있는 S.P.A.브랜드에서 만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와의 collaboration 작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한국 H&M 오픈에 맞춰 나온 collaboration은 ‘니트의 여왕’ Sonia Rykiel(소니아 리키엘)과 함께 진행되었다. 니트의 여왕답게, 그녀 특유의 컬러풀한 니트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니트 카디건은 5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소니아 리키엘의 니트 원피스는 8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하나씩 챙길 수 있었다. 때마침 마지막 피스를 잡은 김PD의 뒤에는 같은 제품 XS사이즈를 놓친 한 여성의 안타까움이 짙게 느껴졌다.. 그렇게 쟁취한 의상들은 아내를 위한 서프라이즈 선물이 되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에도 소니아 리키엘과 H&M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사람들의 치열한 쟁탈전이 상상이 된다. 착한 가격대에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를 입는 기분을 주는 H&M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H&M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H&M에서는 수많은 연예인들보다 ‘소니아 리키엘’의 인기가 수백 곱절은 높다.  

프레스 오픈 행사만으로도 앞으로 H&M의 흥행은 보장된 듯하다. 선발 S.P.A.브랜드 ZARA가 다소 높은 가격으로 수입되어 외국 여행에서 사오던 그때만큼의 매력적이지 않게 된 지금. MANGO가 다소 마니악한 스타일의 의상을 많이 수입해서 주춤했던 요즘. 한국인의 체형에 잘 맞는 스타일로, S.P.A브랜드 특유의 가격경쟁력과 H&M만의 콜라보레이션 라인을 통한 브랜드 가치 상승은 앞으로 S.P.A브랜드들의 경쟁이 불을 지핀 형국인 셈이다.

 김PD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트렌드 좇다 가랑이 찢어지는 일 빈번한 샐러리맨들에게 SPA의 경쟁을 통한 시장의 활성화와 가격경쟁력의 확보, 다양한 이벤트들은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여자친구, 아내에게 선물한 아이템으로 고민할 남성들에게 든든한 믿는 구석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선물로 받는 소니아 리키엘 머플러는 3월의 꽃샘추위를 기다리게 하는 기현상을 일으킨다.

 

덧 2

매장에 비치된 H&M 자료에 실린 기사 한 구절이 인상적이다.

Practical is chic
 See you soon @ H&M

※ 본 글은 김PD가 istyle24.com에 연재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