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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BlaBla/On Style Reviews

[온스타일 프리뷰] 프런코 2 두번째 에피소드 : 윤세나 통과 논란에 대하여...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면서 '객관적으로 봤을 때'라는 말을 자주 쓴다.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김PD 역시 남말할 처지는 못된다. ^^;
일반적으로 '객관적으로 봤을 때'라는 말을 하는 이유는 '지극히 주관적'일수밖에 없는 자신의 의견을 공론화하고, 대중의 의견인양 포장하기 위해서이다.  
그로 인해 자신의 의견과 동조를 이루는 사람들과 힘을 합쳐 자신(들)의 의견을 '정답'인 것으로 대중에게 설파하여, 실재로 벌어진 사실이 '잘못'되었다고 질타하는 논거를 갖추고자 함이다.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수 많은 논쟁(이라는 이름을 단 개싸움)들은 위와 같은 논리를 펼치는 사람들에 의해 벌어지고 그 양상 역시 유사하다. 

이런 논란의 종국 역시 충분히 예측 가능하지만(논란은 항상 의혹을 남기고, 그 의혹은 시리즈가 마무리지어지기 전까지, 심지어는 마무리되고 난 이후에도 끊임없이 음모론과 의혹을 남길게다.)  굳이 그 부분에 대한 의견을 남기는 건, 나 역시 이번 에피소드에서 윤세나가 탈락할것이라고 믿었고, 때문에 다소 의외에 결과에 의문이 남는 한편, 윤세나가 얼마나 영리하게 본 프로그램의 미션들을 클리어해나가고 있는지... 그리고 자기와 다름을 틀림을 매도하는 오래된 논쟁에 다시 한번 이야기하기 위해서이다.

출처 : 온스타일 프런코 2 홈페이지


지난 2월 6일, 토요일 밤 12시 온스타일에서 방송된  [프런코 시즌 2]의 두번째 에피소드 탈락자가 발표되고 난 후, 온스타일 홈페이지(http://onstylei.com)의 프런코 2 시청자 게시판(http://www.onstylei.com/tv/tpl/tplBoardList.sty?tplIndex=424&tplMenuIndex=558)의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대부분의 게시물은 도전자 '윤세나'에 대한 비난에서부터, 그런 윤세나를 남겨둔 심사위원들의 심사 잣대의 불공정성을 비난하는 사람은 물론, '윤세나' 배후의 비호설까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사이의 논란과 그들이 제기한 음모론은 충분히 흥미롭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하는 것은 '흥미로움'에서 그쳐야한다. 어차피 competition은 최대한 공정하려고 하지만 그 판단의 기준은 '심사위원'에게 있다. 그들이 정말 돈을 받았고, 불공정한 심사를 했다면, 비난할 수 있지만 그런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 비난은 그쳐야하는 것이 맞다.

이번 논란에서 파악할 수 있는 몇 가지 사!실!들.

사실 1) 윤세나의 의상은 문제가 많은 의상이다.
한눈에 봐도 윤세나의 의상은 '흠이 많다.'
노랑과 핑크의 컬러 코디네이션은 흥미롭기는 하지만, 평범하지는 않다. 심사위원인 신유진 편집장이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심사평인 '웨어러블하지 않고', '예쁘지 않고', '입고 싶지 않은' 옷이다. 일반인이 입기에는...

만듦새 역시, 가슴 부분과 목 부분의 피팅은 눈뜨고 봐주기에 남새스럽다. 심지어 치마 뒷단은 말려 올라가 속옷이 다 보일 정도다. 옷을 만드는 사람에게 있어서 '옷을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컨셉인 론칭 행사라는 일반적으로 상상가능한 론칭행사에서 저런 옷을 입을지는 의문이다.
이런 근거로, 윤세나는 bottom 3에 들었고, 결국 bottom 2에 이재훈과 남겨지게 된다.

하지만, 윤세나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을 잘 한다. 좋은 말로는 프레젠테이션을 잘 한다.
잘 한다기 보다, 논리적으로 말을 잘 하는 건 아닌데, 심사위원들은 윤세나에게 설득당한다. 이번에도 그 케이스.
이혜영은 윤세나가 얘기한 '일생에서 단 한번'이라는 컨셉트에 설득 당했고, 지루한 의상보다는 그녀의 통통튀는 성격을 간파하고 공략했다. 결국, 이혜영은 윤세나의 의상을 '딱 한번'은 입겠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2) 이재훈은 가장 중요한 심사위원인 이혜영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이재훈의 의상이 윤세나의 의상이 적어도 내가 보기엔 더 나아보였다. 적어도 스타일은 별로일지 몰라도, 만듦새가 윤세나의 그것보다는 나아보였다.

심지어는 간교수 역시 중간점검에서 이재훈에게 '실용성'보다는 '예뻐보이고 싶은 여성의 심리'를 이야기했고, 파티라는 장소 역시 여성이 현실과 일탈하고 자신을 극도로 예뻐보이고 싶어하는 장소라는 점을 기억하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재훈은 이 점을 간과했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고수했다. 멘토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의견을 고수했다면 적어도, 윤세나처럼, 아니면 두번째 에피소드의 김지혜처럼 달나라의 굴착기 회사라든지 삐에로같은 의상이 어울릴만한 컨셉의 파티라도 찾아냈어야 했다.

그렇지만 이재훈은 김지혜나 윤세나만큼의 연륜도 임기응변 능력도 없다. 그는 솔직하게 자신의 의상의 약점을 시인했고 설득에 실패했다.
결국... 이혜영은 이재훈의 의상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사실 3)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는 주어진 무기로 싸우는 치열한 전장이다
디자이너가 의상이 아닌 '말'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 못내 못마땅하지만, 이건 경쟁이고, 프레젠테이션 역시 출연자에게 주어진 기회이고 무기다. 그걸 활용하는 것은 출연자의 몫이지 cheating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윤세나는 적절히 자신의 무기를 활용했을 뿐이다.
개인적인 호감도 역시 마찬가지다. 캐릭터를 잡아가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극의 흐름을 위해서 쎈 캐릭터가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정고운, 윤세나, 김지혜처럼 독특한 외모와 쎈 캐릭터를 통해 자신을 포지셔닝하는 것은 어느정도의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에서 심사위원들에게 유리한 포지셔닝이 아닌가 싶다.

무난하고 안전한 의상을 시도하는 것보다,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 '프런코 2'의 에피소드 2를 본 개인적인 의견이다.

위와 같은 사실을 종합해볼 때, 윤세나나 이재훈이나 모두 떨어질만 했고, 그 키는 guest 심사위원이었던 이혜영의 손에 많이 달려있었을 뿐이다.

물론, 심사위원들의 잣대를 조금 더 명확하게 할 필요는 있다. 시즌 1때부터 지적받아오던 신유진편집장의 '감정적' 심사평은 심사라기보다는 '감상'에 가깝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비난의 화살을 맞곤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명확한 기준보다는 그때그때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뽑는 것처럼 보여지기 때문이다. 운동경기의 심판도 마찬가지지만, 프런코의 심사위원이라는 자리 역시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성의 감성에 맞는 스타일링에 더 포커싱 해서 심사평을 한다던지, 정말 여성의 신체에 대한 이해만을 갖고 다른 심사위원들과 차별화해서 심사평을 내비친다면 조금 더 나은 결과가 보이지 않을까 싶다.

단, 여기서 시청자들이 잊지 말아야할 것은 프런코2는 1등을 뽑는 competition이고, 옷을 잘 만드는 사람을 뽑는 쇼가 아닌, 디자이너로서의 재능을 보여주는 사람을 뽑는 쇼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보이지 않는 가치인 '가능성'이라는 부분을 놓고 대결을 해야하기 때문에 미션마다 우승자를 뽑는 기준이 나와 다를 수 있다. 그렇게 정답이 있는 거라면 뭣하러 대결을 펼칠까. 만들자마자, '제가 1등이고, 쟤가 떨어지겠네.'라고 알 수 있다면 그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논란거리가 되고 논쟁을 펼치는 건 좋지만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그리고 그 기준이 보편적 가치라고 주장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정고운의 두번재 에피소드의 의상이 1위를 할 의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윤세나가 떨어졌어야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심지어는 안전하게 통과한 최창숙이 떨어져야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취향은 존중하고, 다양성은 인정하자. 그 속에서 자기가 응원하는 디자이너를 크게 응원하다보면 프런코의 재미는 더욱 극대화되지 않을까.굳이 실망하고, 남은 에피소드를 보지 않겠다는 '지키지 못할 약속'따위는 거둬들이고 말이다.

덧붙임.
김PD's TOP 3

윤춘호의 파란색 원피스는 단연 압권. 예쁜건 기본이거니와, 발랄한 이혜영에 어울리는 컬러 선택. 허리벨트 포인트도 매력적.
정가영은 옷도 옷이지만 깔끔한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레깅스와 루즈한 셔츠에 벨트로 자연스럽게 마무리한 것이 시크한 맛을 준다.
정미영은 역시 투박하고 다루기 힘든 천으로 스타일이 좋은 원피스를 만들었다는데 한표.

김PD's Bottom 3

최창숙은 taste의 문제점이 너무 여실히 드러난다. 핀포인트 스커트만 만들수는 없지 않은가. 지난번에 이어서 비슷한 스타일을 만든 것이 문제. 브라운과 그린의 컬러매치는 정석이나 포인트가 없이 흐르는 점이 아쉽다.
이재훈의 의상 역시 포인트가 없고, 파티라는 컨셉트에 어울리지 않는다. 저렇게 거추장스러운 소매를 하고 파티를 즐길 수 있을까. 숏팬츠에 시보리만 없었어도 나았을수도 있다.
윤세나의 룩이야 뭐... 코스프레 의상.